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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28. 2017

피카추가 파티 모자를 쓴 이유

포켓몬 21번째 생일

몽콕(旺角, Mong Kok)은 서울의 명동만큼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로 유명한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이다. 그리고 과거 우산혁명 때는 이곳에 시위대가 모여서 격렬하게 저항했던 역사가 담긴 장소이기도 하다. 몽콕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레이디스 마켓이 있고, 열대어/금붕어 마켓과 꽃시장 이외에도 운동화 편집샵들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다. 평소에 자주 찾는 곳이 아니지만 필자가 이 곳에 간 이유는, 마라톤 대회에서 신을 운동화를 한 켤레 사기 위해서였다.



피카추가 크리스마스 시즌 이후로 다시 한번 특별한 모자를 쓰기 시작했다. 포켓몬 21주년 기념으로 2월 26일부터 3월 6일까지 피카추는 귀여운 파티 모자를 쓰고 출현을 할 예정이란다. 포켓몬고를 업데이트하고 피카추가 어서 나오길 애타게 기다린지 이틀째. 드디어 CP93의 자그마한 피카추가 몽콕 근처에서 눈에 띄었다. 2세대 포켓몬들이 등장한 이후 주요 서식지에 대변동이 생겨서 아직 그 흐름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피카추 역시 어디에 가면 나올른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마주하니 정말 반가웠다. 간단하게 포획 완료! 모자 쓴 피카추를 진화시킬 수 있는 캔디가 넉넉하게 있긴 하지만 달콤한 순간을 조금 더 아껴두기로 했다.  

  


동네 쇼핑몰에도 기가 스포츠(Giga sports)나 마라톤 스포츠(Marathon sports)와 같은 운동화 편집샵이 있긴 하지만, 몽콕의 운동화 거리만큼 취급하는 브랜드 종류나 가격대가 다양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곳을 찾게된다. 운동화 거리에서는 운만 좋다면 원하는 브랜드의 특정 모델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필자는 지난 시즌에 나온 아식스 젤 카야노(Gel Kayano) 23을 찾고 있었는데, 최근에 신상품이 출시되서인지 이 모델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레이디스 마켓 근처의 몽콕 거리에 줄지어 들어서있는 운동화 편집샵 중에 스포츠하우스(Sportshouse) 한 지점의 아식스 코너에서 발견했다. 정가에서 20%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한 켤레 더 구입하고 10% 추가 할인을 받았다. 처음에는 한산했던 가게 안은 필자 일행이 운동화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손님들로 심하게 북적거렸다. 계산을 마친 후 새 신발로 갈아 신고 가게를 나섰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매일 신고 다녀서 길들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주저함이 없었다.


운동화 거리에서는  신제품 운동화들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샵마다 가지런하게 진열된 형형색색의 운동화들이 언젠간 제각각 주인을 찾아가겠지만, 강한 조명 불빛 아래서의 기다림은 오늘 밤도 길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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