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하 괵첸 국제공항 근처에는 쇼핑몰이 여러 개 함께 있는 쇼핑몰이 있다. 이곳에는 놀이기구도 있어 가족들이 주말에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한다.
오늘은 집에서 좀 쉬다가 쇼핑몰에 가서 쇼핑하며 쉬는 날이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망가진 캐리어를 대신할 캐리어도 사고, 튀르키예 쇼핑몰도 구경하고 밖에서 외식하는 날이다.
우선 캐리어를 구입하는 목적으로 돌아다녔다. 무엇을 살지 혼란스러웠다. 이 가격이면 우리나라에서 더 좋은 것을 살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
튀르키예에 들어오는 공산품은 세금이 많이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훨씬 더 비싸다. 핸드폰을 비교해 봐도 가격이 우리나라 보다 훨씬 비싼 것을 알게 되었다.
상점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마음에 드는 캐리어는 너무 비싸고, 적당한 가격은 너무 허술해 보이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힘들었다. 동행한 사람들도 지쳐 보이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 지쳤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의 한마디에 기운을 얻었다.
"쇼핑은 기본 3시간 아니야?"
우와, 나보다 더하다. 보다 보다 지쳐서 그나마 많이 들어본 브랜드 있는 캐리어를 구입했다. 최적의 가격과 브랜드의 튼튼함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보상받기 위해서 친구의 센스로 세부사항이 들어간 영수증을 받았다. 내가 직접 구입했다는 표시가 들어간 내용을 추가로 영수증을 받았다.
아시아나 측에서 요구한 사항은 영수증과 튀르키예 은행계좌번호가 필요했다. 그래서 아까 받은 영수증과 친구의 튀르키예 은행 계좌번호를 메일 담당자에게 보냈다. 보내고 난 후 며칠 만에 돈이 입금되었다. 이렇게 공항에서 망가진 캐리어의 문제가 해결되었다.
속 시원했다.
"우리 이제 피자 먹으러 가자!"
쇼핑을 하면서 봐둔 푸드코트가 있었다. 지나가면서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서둘러 갔다.
친구의 추천으로 우리의 선택은 SBAPRO 피자이다. SBAPRO 이탈리아 피자를 튀르키예에서 처음 먹어보게 되었다. 큰 사이즈 3판을 시켰는데 한화로 약 3만 원이었다. 성인 5명과 아이 1명이 충분히 먹고도 남았다. 대왕 사이즈는 정말 어마 무시한 크기라고 한다. 현재 그 사이즈는 팔지 않아서 너무나도 아쉬웠다.
이런 외식 너무 실속이 있는데?
게다가 피자도 아주 맛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온다. 새로 산 캐리어의 첫출발은 비 오는 거리였다. 그렇게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서 조금 쉬다가 우리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러 간다. 친구와 우리끼리의 저녁 외출이 있는 날이다. 친구의 지인분께서 추천해 주신 고급스러운 케밥집으로 간다. 친구는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우리를 데리고 갔다.
고급진 케밥 레스토랑이다. 테이블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고급진 곳이다. 직원의 서비스도 아주 굿굿굿이었다. 친구가 튀르키예 말을 잘하니 매니저 되시는 분이 후식도 무료로 많이 주셨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잘하면 아주 친근하게 느껴져 더 뭐 해주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인가 보다.
아주 푸짐하게 고급진 음식을 잘 먹었다. 식전빵부터 시작해서 모둠 고기, 야채들, 후식까지 아주 푸짐하게 맛있게 먹었다. 한국에서의 양고기와 여기에서 양고기는 충분히 달랐다. 한국에서 못 먹던 양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우리는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며,
지는 노을을 보며 하루를 정리해 본다.
오랜 기간 떨어져 있었던 시간,
그동안의 삶을 나누고,
인생을 나눈다.
멀리 떨어져, 얼굴을 자주 보지는 못해도, 마음은 항상 같기에 오랜만에 만나도 엊그제 만난 것 마냥 이야기가 끊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친구네 집에 걸어가면서
동네를 구경한다.
생선가게, 과일가게 여기서 수박을 보며,
친구의 삶의 터전을 알아간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