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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뮤지엄패스권을 분실하다

by 에밀리

뮤지엄 패스권을 분실하면, 할인혜택을 받는 의미가 상실된다. 아테네와 다르게 튀르키예 뮤지엄 패스권은 카드식으로 되어 있어서 보관하기에도 아주 좋다. 그런데 일행 중 한 명이 패스권을 잃어버렸다. 어디에서 잃어버린 거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신시가지 거리를 걸으며 오늘을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명동과 거의 흡사하다. 오늘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엄청 많다. 여행온 사람들도 있고, 젊은이들도 많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조금 쌀쌀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해서 마시며, 그 거리를 다닌다. 걷다 보면 중앙에 전차가 다닌다. 책에서만 보던 그 전차이다. 빨간 전차가 지나갈 때마다 모두들 찰칵찰칵 하느라 바쁘다.



갈라탑에서 내려다본 풍경


신시가지 거리 골목골목을 열심히 걷다 보면 갈라타 타워가 나온다. 친구의 걸음은 무척 빠르다. 열심히 친구를 쫓아가다 보니 갈라타 타워가 나왔다.


528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이스탄불의 항구를 지키기 위해서 세워진 곳이라고 한다. 11층의 높은 건물로서 당시 등대로 쓰이고, 1453년 메흐메트 2세는 포로수용소로, 무라드 3세는 기상관측소로 사용되었다.


아무래도 들어가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줄을 서서 사람이 나오고 나면 또 사람을 들여보내 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까지 올라가 한 층 걸어올라 가면 11층 전망대가 나온다. 360도 탑 둘레를 둘러보면, 신시가지와 아시아 지역을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난간이 많이 좁다. 나 같은 사람은 좀 무섭다. 그래서 나만 드문드문 돌다가 안에서 보고, 드문드문 돌다가 안에서 보았다. 저마다의 포토존에서 사진 찍는 사람으로 많다. 그 틈에서 우리도 우리만의 사진을 찍었다.


갑자기 어떤 외국인 2명이 우리한테 같이 사진 찍자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다. 그때 문득 대사관에서 봤던 글이 생각났다. 2명의 외국인이 한 명은 같이 사진 찍자면서 포즈를 취하고, 한 명은 옆에서 돈을 가져간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 찍자고 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했다. 다행히 우리에게 그럼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내려올 때는 계단을 통해서 걸어서 내려온다. 층마다 전시된 유물 및 전시품, 기념품을 볼 수 있다. 중간에 있는 창문으로 내다보는 풍경도 좋다. 창문너머로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웠다.


"이런 게 바로 힐링이지"


밖으로 나와 어제 못 들어가 본 아야 소피아 성당에 가고자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말입니다. 친구가 뮤지엄 패스권이 없다고 한다. 처음에는 장난치는 줄 알았다. 친구도 처음에는 장난치려고 한 모양이다. 그런데 찾아보니 진짜 없다.


"이런, 그게 얼마인데...."


계속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갈라타 타워에 들어갈 때는 있었는데 그때 아마 잊어버렸던 것 같다고 한다. 할 수 없지 없어진 걸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이름을 써 놓은 것도 아니고 말이다. 뮤지엄 패스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명심하자.


아야 소피아 성당


아야 소피아 성당에 도착했다. 현재는 사원으로 사용되고 있고, 아야 소피아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오늘도 사람은 역시나 많았다.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한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들어갔다. 머리에 두건을 써야 한다. 책에서도 본 것 같다. 스카프라도 들고 왔었어야 하는데, 놓쳤다. 그래도 다행히 들어가서 관람할 수 있었다. 관광객이라 그렇게 통제하지 않는 것 같았다. 톱카프 궁전에 어떤 전시관에 들어갈 때에는 스카프가 준비되어 있었다. 준비된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가야 하는 곳도 있었다.


앞쪽에는 코란을 외우는 사람이 있고, 그 앞에서 예배드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콘스탄티누스 2세가 세웠던 거대한 교회였지만, 화재로 파괴되었던 곳, 416년에 재건되었다. 532년 니카 혁명 때 파괴되었다가, 유스니티아누스 1세 때 제국의 수도에 교회가 없는 것이 무슨 말이냐 하면서 537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후 약 900년 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성당으로 명성을 누렸지만, 오스만 제국으로 넘어가면서 없어질 수도 있었지만,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겨우 남겨졌다. 그러나 성당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어 이슬람과 기독교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곳이 되었다. 들어서자마자 저절로 천장에 눈이 간다. 모자이크화, 코란의 금문자 등의 문양들을 보느라 바빴다.



블루모스크


아야소피아 성당 맞은편에 술탄 아흐메트 1세가 질 수 없다고 멋지게 세운 블루모스크가 있다. 아야소피아 성당보다 더 훨씬 멋지고 화려하게 짓고 싶어 비교하기 위해 그 앞에 세웠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새로 공사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그나마 개방된 공간에는 시간도 잘 맞지 않아 그곳도 못 들어가 보았다. 지금에 생각해 보니 조금은 아쉽다. 내부가 어떻게 되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말이다.



오늘도 시간이 흘러 흘러 저녁이 다 되어 간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오늘도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들어가려고 한다. 역에서 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케이크를 사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친구도 오랜만에 케이크를 먹으려고 하니 고르기 힘들었다. 과연 케이크는 어떤 맛일까?


케이크를 사는 데 튀르키예 말을 너무나도 잘하는 친구를 좋게 보시고, 서비스로 로쿰을 하나씩 우리에게 다 주셨다. 공짜로 먹는 건 다 맛있다. 친구가 말하길 서비스로 준 것이 거의 케이크 값과 비슷할 정도라고 비싼 로쿰을 주신 것이라고 한다.


튀르키예 인심이 이렇게 좋다.


튀르키예 후식음식은 정말 달고 맛난다. 오늘은 문득 그곳에서 먹던 설탕덩어리인 바클라바가 생각된다. 달콤함이 아주 강한 그 맛이 그립다.


그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그곳의 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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