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kerran 8years CS
[기존 블로그에서 이사 온 글]
정말 오랜만에 쓰는 위스키 기록이다. 작년 여름 바디프로필을 찍느라 위스키를 마시지 못한 시기를 지나고 난 후 여러가지 이유로 위스키 기록을 하지 못했다. 좀 더 솔직하게는 내가 게을러서 위스키 기록을 하지 않았다.
올해는 (훌륭한 위스키바가 많은)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하기도 했고, 이런 기록 작업을 위해 새 노트북까지 샀으니, 조금 더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여러가지 기록을 해봐야지!
2020년 처음으로 글을 쓰게될 위스키는 킬커란 8년 CS다.
얼마전 정말 오랜만에 한남동 와이낫을 찾았다. 이곳에서 간만에 위스키 추천을 요청 드렸다. 내가 함께 간 지인에게 스프링뱅크 10년을 추천한 것을 보시곤 바텐더님께서 나에게는 이와 함께 먹어보라며 킬커란 8년 CS를 추천해주셨다.
킬커란은 스프링뱅크와 같이 캠벨타운 위스키다. 캠벨타운은 증류소가 3개밖에 남아있지 않은 곳인데, 그 중에서도 킬커란은 글렌가일 증류소에서 생산되는데, 이 글렌가일 증류소도 사실은 스프링뱅크가 매입해버린 곳이다. 쉽게 말하면 킬커란 위스키는 스프링뱅크 위스키와 사촌정도 되는 위스키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캠벨타운 지역의 위스키를 좋아하고 또 지인들과 위스키 바를 찾아 나에게 위스키 추천을 요청할 때 많이 추천하는 위스키이기도 하다. 위스키를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나도 아직 갈길이 멀지만)에게는 과하지 않은 피트향과 짠맛 그리고 달콤함이 어우러진 이 지역 위스키를 자주 추천한다. 캠벨타운 위스키의 매력은 적당함 즉, 밸런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밸런스가 훌륭한 캠벨타운의 위스키 중 킬커란 그리고 또 캠벨타운 위스키의 CS는 처음 마셔봤는데, 역시 Cask Strength여서 인지 첫 모금에 향이 코와 입술과 혀끝 모두에 확 퍼졌다. CS여서인지 피트향이 꽤나 진했고, 그 덕에 짠맛은 많이 가려진듯 했다. 그렇게 한모금 마시면 목으로 넘어가기 전에는 달콤한 향이 살짝 올라와서 높은 도수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게 마실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마시는 위스키여서인지, CS를 마셔서인지, 금방 빠져드는듯한 킬커란의 매력에 금방 한잔을 다 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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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사람도 밸런스가 중요하다.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미덕이다. 올해는 여러가지로 스스로 밸런스를 잘 찾아가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 어떤 것에 과하게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부디 올 한해 밸런스를 잘 잡아나가는 나 스스로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