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안나는 명품

여전히 적응 안돼

by 둥댕멈

명품백을 싫어하는 여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말로는 정말 그런 걸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살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뜻이 어찌 됐든 이런저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그리고 시중의 일반 브랜드들이나 아무 이름 없는 보세나 너나 할 것 없이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따라 만드는 것이 정말 많다. 어린 시절 명품까지는 아니지만 이름 있는 브랜드의 디자인+로고를 따라 만든 옷을 멋모르고 산 적이 있었다. 길을 지나다가 본 어떤 스웨터가 이뻐서 엄마한테 사달라고 했고 엄마는 큰맘 먹고 사주신 거였는데 그게 브랜드를 모방하여 만든 짝퉁이었다니.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이지만 그걸 알아본 친구의 한마디 때문에 내가 짝퉁을 샀다는 오명을 갖게 되어 기분이 나빴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짝퉁을 만들어서 파니까 모르고 산 사람들은 짝퉁이나 사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브랜드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하루는 홈쇼핑에서 적당한 값의 가방을 샀는데 친구가 보더니 이거.... 하면서 말끝을 흐린 적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생각해 보니 내가 요즘 관심 많은 브랜드의 제품의 디자인이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10년도 더 된 일이다. 명품디자인의 백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구 보여줄 것도 아니었지만 참 마음이 그랬다. 다행히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명품에 딱히 관심이 없다. 그래도 갖고 싶지 않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다만, 지금 내 주변사람들은 내가 편하게 사는 것처럼 느껴하기 때문에 괜히 좋은 가방 메고 나가기 눈치가 보인다. 내가 갖고 있는 좋은 차도 그렇다. 내가 차를 끌고 나갔을 때 신랑 친구가 니 와이프 부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다른 친구도 차 얼마 주고 샀냐 왜 이걸 샀냐 둥 내 자동차에 관심도 많다. 하루는 내 가방을 본 한 친구 부부 중 와이프가 우리가 가고 남편한테 갖고 싶었던 가방이라며 사달라고 했다면서 내 남편에게 전화해서 그거 무슨 가방이냐고 물어보고 그렀단다. 그 이후에 그 남편은 나만 보면 이것 또 비싼 가방 아니냐면서 물어보는데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것을 중요시 생각해서 명품을 하는 것처럼 여기서 보이는 내 이미지를 위해서 일부러 있는 것도 안 하고 다니다 보니 소위 말하는 현타가 왔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내가 갖고 싶어서 산 제품이고 예쁘고 비싼 제품인데 썩히기 아까워! 그래서 요즘엔 티 나는 제품들도 곧잘 하고 다니지만 다른 방법으로 티 안나는 명품을 들이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하하. 남편은 티 내려고 명품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로고플레이가 과한 제품은 내 스타일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티 나지 않는 점잖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명품을 지향하게 된다. 그래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나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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