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동네에 마우스(드라마 말고 정말 그 쥐)가 참으로 많이 보였다. 산책을 하는 산책로에서도 수시로 보이고 이 나라의 원탑이라고 볼 수 있는 마트(한국의 이마트 같은 곳) 울월스에서도 꺄아아악!!!! 나도 모르게 마우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점원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날 이후로도 여기저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쇼핑센터 안에서의 움직이는 마선생과 사체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쇼핑센터뿐만 아니라 공생관계를 뽐내기라도 하는 듯 이것들을 그냥 우리 동네(시골이어도 깨끗하고 나름 공항도 있어도 경유지에 속함)에서 일어나고 무엇보다도 세상 청정지역(아, 그래서 더 있는 걸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니... 너무 나는 적응이 안 된다.
이렇게 두어 달 지내다 TV 삼매경에 빠져있던 일상적 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빠른 템포로 천장에서 들린다. 박박박박박... "송쟈.. 무슨 소리 안 들려? 이게 무슨 소리지?" 귀가 나이에 비해 어두워 나에게 늘 그랜드파둴 소리를 듣는 송지는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하며 무심히 보던 TV에 집중한다. 야속했지만 내 거 예민한 건가 보다 했다. 매일같이 집 근처를 방황하는 닭보다도 큰 까마귀들이 집 근처를 날아다니고 지붕 위에서 소리를 꽥꽥 지르기 때문에 나도 그저 까마귀의 발자국 소리라고 믿고 싶었다. 보고 있던 프로그램이 끝나고 자야 할 시간. 조용한 그 밤중에 울리는 또다시 시작된 박박 박박 긁는 소리. 송아지도 이번엔 놓치지 않고 들었다. 무서웠다. 당장 이나라 여성 막강 커뮤니티에 검색을 했다. 쥐 또는 포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나같이 그녀들의 입이 모아졌다. 너무 무섭다. 21세기에 쥐라니 심장이 쿵쾅 초조해졌다. 천장에서 소리가 나면 끝이라고 한다. 어떻게든 집으로 들어오고야 만다는 그들의 위험성을 전해 듣고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나의 마음은. 사람은 늘, 대부분 그렇지 않은가 금방 익숙해지고 보이지 않으니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 안심에 앙갚음이라도 하듯 일이 생겼다.
전날 운동을 격하게 하고 입맛이 떨어져(고강도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입맛이 돌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러분.) 저녁부터 금식을 하는 바람에 배가 너무 고팠던지라새벽 4시 40분부터 눈이 떠졌고 다시 잠을 청해 보아도 6시 남짓, 뒤척이며 책을 봐도 눈만 아프고 내용은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일어나자. '나는 마음도 정신도 체력도 건강한 사람이야 배고픔을 조금 더 참아보자'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위해주며 거실로 향했다. 송아지가 없는 공간에서 맘 편히 누워 스트레칭을 하려고 고개를 돌리는 찰나! 무언가 내 눈앞으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고 내 귀 옆쪽과 머리칼을 가르며 뛰어가는 뒷모습이 마우스. 요즘 드라마 마우스를 너무 열심히 봤나 보다. 본인 이야기하는 줄 알고 같이 보려고 들어왔나 보다. 세상 떠내려가라 소리를 질러대고 송아지는 놀라 방을 뛰쳐나왔다.
"TV 선반 밑으로 쥐가 들어갔어!!!"라고 외치며 소파로 피신하며 계속해서 소리치는 나를 위로한답시고 송아지는 "밖으로 이제 나갔어 괜찮아" 이런다. 왔다 갔다 반복하던 마선생을 뒤로하고 방에 다시 들어가 잠을 청하기로 결심했다. 아무것도 없는데 계속 생각해봤자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다. 당장 버닝스(자가 인테리어 자재들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가 몇 시에 오픈하는지 확인해보고 현재 영업 중이라는 문구에 차키를 챙겨 나가서 쥐덫 여러 종류와 리필 약을 샀다. 한국식품점에서 파는 끈끈이형 쥐덫이 효과가 만점이라는데 여기에는 없다고 한다. 있는 종류 다 집어와서 당장 설치하라고 자고 있는 송아지를 또 깨워 유튜브를 보며 설치를 마쳤다. 설치하고 출근하는 송아지를 보내고 겨우 잠들었다가 깼다. 용기를 내어 나가 볼까? 망설이던 찰나 거실에서 '탕'하는 굉음이 들렸다. 쥐덫이 닫히는 소리가 분명했다. 더더더더 거실로 가는 복도 길이 여고괴담 복도보다 두려워져 재빨리 하던 운동을 마치고 씻고 나갔다.
25시간째 공복 상태.
배는 많이 안 고파도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마음에 또 동네를 몇 바퀴 돌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우리 동네 샵은 웬만하면 주방 마감이 3시다. 겨우 어느 빵집을 하나 찾아 평소엔 먹지도 않는 파이와 아이스초코를 시켜 먹고 송아지를 만나러 갔다. 버닝스를 가야 한다는 송아지를 따라 다시 갔다. 아침에도 그랬지만 쥐덫 코너에 계속 쥐가 있었다. 이게 무슨.. 웃픈 상황일까. 아침에는 지나는 쥐만 보였는데 이번에는 떠나신 마선생이 코너 복도에 있었다. 아침에는 없었던 쥐약이 있길래 날름 집고 쥐들이 싫어한다는 철수세미에 최대한 가까운 재질의 수세미를 사서 집에 오자마자 수세미를 잘라 세탁실에서 외부로 나가는 문틈을 막고 약을 이곳저곳에 두었다.
사망하신 마선생의 덫을 바라보던 송아지는 소리를 질러 대더니 버리기 전 사진을 찍어 공유까지 하셨다. 참나.
이렇게 고생한 덕에 난 어제에 비해 1.5kg가 빠졌고(좋은 효과인 건가?) 송아지는 그런 나를 보며 평소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던 내가 마선생 무서워서 밖에 나가서 먹지도 않는 파이를 먹었다며 웃었다. 절대 같이 살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 작년에는 이렇게 벌레도 없었고(너무 더워서 벌레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페스트 컨트롤을 불러서 방역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았다. 마선생 퇴치 서비스도 받았는데도!!) 마선생은 더더 없었다.
아주 집이 바선생 마선생으로 혼비백산이었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된 게 기후변화와 지난 너무 가슴 아팠던 재난, 큰 산불로 인해 생태계가 많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현상들이라고 한다. 산불의 고통과 피해로 인해 힘들었던 시기를 코로나가 더해 묻힌 것이 억울했는지 이렇게 표현하는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그 지나가던 엉덩이가 귀여웠었다, 월트 디즈니도 같이 살던 마선생들을 보면 만든 캐릭터가 미키마우스라고 하니까 하고 친구에게 말을 하니 친구가 나까지 그럴 필요 없고, 피곤한 것 같으니 그만 빨리 자라고 한다.
그래 그냥 여기서 아무리 자주 보이는 친구들이라고 하지만 내 집에서까지 같이 살고 싶지는 않다. 생태계가 빨리 회복되어 너희의 삶을 빨리 찾도록 나도 노력할게 너희와 같은 집에서 살 수 없는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