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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i 고나희 Jul 11. 2020

제주, 우도, 머무는 여행

제주 우도에서만 일주일

글짓을 위한 공간 여행을 앞두고 있다. 관광이나 많이 거닐기보단 머무는 여행이다.



코로나 19로 많은 부분이 정체됐다.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필요함에 따라 관계, 여가, 취미, 업무까지의 많은 삶이 지연되고 멈춰버렸다. 그리고 당장의 정체와 변화 외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정체와 변화까지 예상 못할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언제까지 정체를 경험해야 할까. 답답함과 나중에라는 말로 미루어지는 것들. '나중에 보자, 나아지면 하자, 잠잠해지면 가자.' 등.


그러나 삶의 모든 면을 멈출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어렵더라도 평정심을 갖고, 일상의 삶을 유지해야 하기도 하다. 틈을 비집고 형태를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생활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건 그게 사람으로서 삶에의 도리와 의무이자, 이 시간을 이겨 수 있는 방도이기 때문이다. 마냥 이때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멈추고 중단하기만 한다면 우리에게 남을 미래의 모습에 긍정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의료진들은 환자들을 위해 애써주고 있고, 누군가는 기대감을 받으면 신약 개발에 힘을 쓰고 있을 것이다. 회사의 업무는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와 미팅 등으로 형태를 바꾸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과 조심스러운 소모임으로 관계과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글을 써야 존재가 입증되는 작가는 집필을 계속해야 한다. 정체된 삶에의 환기를 통해 생각도 경험도 글도 이어질 수 있다. 환기를 위한 좋은 방법으로 공간의 변화, 이동이 있다. 쓰기를 잇기 위해 글짓여행을 계획했다.


7월 중순 제주 우도를 찾을 예정이다.  7월은 본격적인 피서철이니 마침의 더위를 피할 수 있고, 회사에선 7월과 8월에만 쓸 수 있는 연차와는 별도의 5일 휴가가 주어지고, 여행을 함께하는 ㅌㅈ의 생일이 7월이니 우도를 찾기에 적기다.


코로나 시대, 안전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어도 지나침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우도다. 제주 본섬에서 떨어져 있는 만큼 보다 덜 북적이고, 거의 숙소에만 머무를 생각인데 머물 숙소는 우도에서도 한적한 바닷가 코앞에 자리한다.

바다에 면한 창가에서 푸른빛을 두 눈 가득 담으며 쓰기를 이을 생각이다.  내게 첫 제주의 감동을 준 곳이 우도였고, 이곳에서만 머무르며 바다와 글뿐인 일상을 보내야지 맘먹었지. 제주 우도에서만 일주일. 설레다 못해 뛰는 마음을 굳이 진정시키려 하지 않는다. 내 몫의 설렘을 맘껏 즐기려 한다.


수요일에 가려던 계획은 변경되어 월요일 이른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요일엔 잠을 자기 쉽지 않겠지. 못 일어나까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설렘에 그 밤 오래도록 잠들지 못할 게 분명하다.


일주일의 우도 머무름을 앞둔 내게 하루하루는 금세 특별해졌다. 어쩌면 머무름 그 자체보다 그걸 앞둔 시간이 선물일지도. 덕분에 나는 선물을 살아내고 있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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