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소설

먼지 속의 기억

by sarihana

나는 세상의 수많은 먼지 중 하나였다. 그런 내게도 지키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무대 위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나지만, 가장 깊은 그림자를 가졌던 아이돌 그룹 '더 이클립스'. 나는 그들의 텅 빈 눈빛 속에서 또 다른 먼지들의 슬픈 노래를 들었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야기, 『종이 위에 새겨진 진실』이 태어났다.


하지만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그 이야기는, 어느 날 나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거대한 출판사는 나의 원고를 보석이라 칭찬했지만, 그 보석을 유명 작가라는 화려한 보석함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다. 내 영혼을 도둑맞은 기분이었다. 세상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생긴 듯, 나의 진실은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내 것을 훔친 이들에게 표절 작가라는 오명을 쓰고 비난의 과녁이 되었다.


절망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또 다른 이름을 발견했다. 몇 해 전, 자신의 소설 『뿌리』를 통째로 도용당하고도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한 작가의 기사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의 싸움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억울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름 없이 모든 것을 빼앗겨야 했던 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나는 두려움을 안고 나의 진실을 세상에 외쳤다.


작은 목소리는 외롭지 않았다. 나의 외침은 더 이상 독백이 아닌, 상처 입은 영혼들의 합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진실을 좇는 기자가, 이름 모를 대필 작가들이, 그리고 마침내 나의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던 '더 이클립스'가 내 곁에 서주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상처를 안고 있던 동지였다. 텅 비었던 법정의 방청석은 어느새 우리의 연대로 가득 찼고, 거대한 거짓의 성은 진실이라는 작은 목소리들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판사의 마지막 선고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거짓에 맞서 진실이 이길 수 있다는 증명이었고, 가장 작은 먼지의 외침도 세상을 울릴 수 있다는 희망의 선언이었다.


오늘, 나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글을 쓴다. 내 책은 이제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이들의 용기가 담긴 기록이자,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는 희망이 되었다. 글쓰기는 더 이상 나만의 꿈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키기 위한 싸움이자, 세상의 모든 '먼지의 노래'를 위한 나의 약속이 되었다.



난... 이런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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