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간의 선택
AI는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취향을 먼저 알아채고 음악을 추천해 주며, 전문의보다 더 정확하게 질병을 진단하기도 한다. 나아가 신약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거나, 기후 변화를 예측해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것도 모두 AI의 몫이 되었다. 이처럼 AI는 우리를 반복적인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어제의 기적이 오늘의 일상이 되고, 우리는 그 기적조차 잊어버린다.
그러나 AI의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 또한 깊어지고 있다. AI는 이제 전문직까지 위협하며, 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편견을 그대로 복제하여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차별을 만들어낸다. 아마존의 채용 AI가 여성 지원자를 불리하게 평가했던 사건은 AI가 결국 우리가 살아온 사회의 불완전한 거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딥페이크는 거짓을 진짜처럼 만들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편리함의 이면에는 늘 감시와 불안이 숨어 있다.
기술의 발전은 멈추지 않는 강물과 같다. 중요한 것은 그 강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AI를 어떻게 쓰고, 누구와 나누며, 어떤 기준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결국 인간에게 있다. AI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 전체의 합의가 담긴 윤리 가이드라인과 법적 규제는 필수적이다. 동시에 인간은 AI에게 반복적인 작업을 맡기고, 공감, 윤리적 판단, 창의력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나는 믿는다.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괴물이 아니라, 우리의 능력을 확장시켜주는 또 다른 손길이 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다. AI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AI의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