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정원
작전 당일 밤, 나의 사무실은 다시 한번 '그림자 팀'의 전쟁상황실이 되었다. 우리는 수사관이 몰래 설치한 감시 카메라를 통해, 인천항의 낡은 폐창고에서 벌어지는 연극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우리의 정보원 '지미'는 돈가방을 들고 초조하게 상대를 기다리는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목표 차량 진입 확인!"
수사관의 목소리에 상황실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한강철 형사가 이끄는 마약반 팀이 굉음과 함께 창고의 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모든 것이 우리가 설계한 대로였다. 그들은 우리가 준비해 둔 가짜 마약과 정보원을 손쉽게 체포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에, '설계자'만이 알아챌 수 있는 것이 아닌, 오직 그들만이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오류'를 심어두었다.
마약처럼 위장한 흰 가루는 사실 평범한 밀가루였다. 만약 그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다면, 국과수 감정 결과는 '음성'으로 나올 터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시스템을 조작하리라 확신했다. 그 증거를 잡기 위해, 우리는 밀가루를 담은 봉투 위에 특수 시약으로만 식별할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표식을 해두었다. 그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가 만든 '진짜' 증거였다. 이제 그들이 스스로 덫 안으로 걸어 들어올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