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정원
다음 날 아침, 예상대로 오정환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내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의 손에는 국과수 감정서가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승리감과 함께 선배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후배의 열망이 교묘하게 섞여 있었다.
"선배님,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현장에서 증거물까지 모두 확보했고, 국과수 감정 결과도 방금 나왔습니다."
그는 내 책상 위에 국과수 감정서를 내려놓았다.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우리가 현장에 두었던 평범한 밀가루는, 이수현 부검의의 손을 거쳐 '고순도 필로폰'으로 둔갑해 있었다. 완벽한 증거 조작이었다.
"수고했어, 오 검사. 정말 완벽하군."
나는 진심을 담아 칭찬을 건네며, 내 서랍에서 또 다른 서류를 꺼냈다. 그것은 우리 '그림자 팀'이 어젯밤 현장을 덮치기 직전, 그 장소에 있던 모든 증거물을 촬영하고 확보해 둔 또 하나의 '진짜' 기록이었다. 거기에는 밀가루 봉투에 새겨진 보이지 않는 표식에 대한 감정 결과까지 첨부되어 있었다.
"자네 덕분에, 아주 큰 건을 해결했어.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수현 씨는 어떻게 밀가루를 필로폰으로 바꾸는 연금술을 부린 걸까? 그리고 한강철 팀장은, 어떻게 우리가 설치한 카메라를 정확히 피해 다닐 수 있었을까?"
나는 우리가 심어둔 증거물 사진과, 이수현의 이름이 적힌 조작된 감정서를 그의 눈앞에 나란히 놓았다. 오정환의 얼굴에서, 자신만만했던 미소가 서서히 지워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완벽한 설계가, 사실은 거대한 함정이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