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kushima Tape 1편 - Part24

마지막 밸브

by sarihana

24장. 돌아온 아키라


결국 누군가가 "오늘은 회의를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운을 뗐을 때였다. 바로 그때, 지휘소의 육중한 강철 문이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열리고 아키라가 들어섰다. 소란스럽던 지휘소 안의 모든 소음이 거짓말처럼 멎었다.


그의 모습은 평소와 완전히, 근본적으로 달랐다. 언제나 칼날처럼 빳빳하게 펴져 있던 어깨는 눈에 띄게 축 처져 있었고, 기계처럼 정확했던 걸음걸이에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에 짓눌린 듯한 미세한 피로감이 묻어났다. 방호복 마스크 위로 드러난 그의 눈은 하룻밤 사이에 10년을 더 늙어버린 사람처럼 깊고 어둡게 패어 있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그의 눈빛이었다. 강철처럼 차갑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던 그 눈빛 속에, 이전에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희미한 슬픔과 깊은 고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 완벽하게 닫혀 있던 그의 강철 성벽에, 마침내 지울 수 없는 균열이 생긴 것이다.


유진은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물을 필요가 없었다. 그는 알 수 있었다. 아키라에게 밤사이 무언가 감당하기 힘든 내적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을. 담배 연기 속에서 과거의 망령과 마주하고, 자신의 신념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을 경험한 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지겹도록 보아왔던, 세상의 모든 무게를 홀로 짊어진 채 침묵 속으로 가라앉던 한 남자의 눈빛이었다. 비난과 분노의 대상이었던 아키라는, 이제 유진에게 연민과 이해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적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비극의 또 다른 희생자일 뿐이었다.





keyword
이전 24화The Fukushima Tape 1편 - Part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