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kushima Tape 2편 - Part42

마지막 밸브

by sarihana

42장. 가장 가까운 상처


그날 밤, 아키라는 굳게 닫힌 딸의 방문 앞에서 오랫동안 망설였다. 방문 틈으로 딸의 억눌린 흐느낌이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그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유나..." 그가 간신히 딸의 이름을 부르자, 베개에 묻혀 있던 딸의 목소리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아빠 때문에… 친구들이 다 날 이상하게 봐. 손가락질해. 오늘 학교 칠판에… 아빠 얼굴을 악마처럼 그려놨단 말이야. 매국노의 딸이래."


딸의 원망 섞인 목소리가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되어 아키라의 가슴을 찔렀다. "미안하다…. 아빠가 다 미안해."


"아니… 아빠. 나 사실은 알아. TV에서 봤어. 아빠가 옳은 일을 했다는 거. 도서관에서 체르노빌에 대한 책도 찾아봤어. 아빠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알아. 그래서… 그래서 더 힘들어. 아빠가 자랑스러운데, 나는 너무 무서워. 친구들한테 아빠는 영웅이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나는 그냥 매일매일 도망치고 싶단 말이야."


아키라는 말을 잇지 못하고 딸을 힘껏 안아주었다. 그는 진실을 선택한 대가를, 자신의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가 온몸으로 함께 치르고 있다는 사실에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연약한 아이에게 이토록 잔인한 상처를 남겨도 되는 것이었을까.


정답 없는 질문이 밤새도록 그의 귓가에 메아리쳤다. 영웅이 되는 것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임을 그는 이제야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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