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밸브
<기자 '켄타'>
나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시작했다. 노인이 남긴 자료를 분석하며, 나는 시스템의 추악하고 거대한 민낯과 마주했다. 그것은 단순한 과실이나 실수가 아니었다. 효율성과 이윤을 위해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수십 년에 걸친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기만이었다.
밤낮으로 자료를 정리하던 어느 날 새벽, 밖에서 현관문 손잡이가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노트북 화면 빛을 황급히 끄고 그 자리에서 숨을 죽였다. 다행히 마지막 이중 잠금장치 덕분에 침입은 막았지만, 심장이 얼음물에 담긴 것처럼 차갑게 식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집에서 단 하루도 잠을 잘 수 없었다. 낡은 노트북과 목숨과도 같은 USB를 품에 안고, 신분을 숨긴 채 도쿄 외곽의 값싼 비즈니스호텔을 전전했다.
그런 유혹이 절정에 달했던 어느 비 오는 밤, 나는 노트북으로 청문회 영상을 다시 돌려보았다. 수척한 얼굴로, 그러나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진실을 외치던 유진과 아키라. 모든 것을 잃을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자신의 목숨과 남은 생을 걸었다. 그런데 나는 고작 내 안위를, 내 두려움을 걱정하고 있었다.
뜨거운 부끄러움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것은 나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유진과 아키라, 이름 모를 내부 고발자, 그리고 침묵 속에서 죽어간 수많은 아버지들을 위한 싸움이었다. 나는 노트북을 열고, 다시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