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없는 존재로 살아가기

by 이선율

# 감응자의 버림 – 무게 없는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기술

나는 예전엔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당근마켓에 올려서 만 원, 오천 원이라도 받으면

뭔가 헛되이 버린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건 물건에 대한 미련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이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 3천 원의 미련이 나를 더 무겁게 만든다는 걸.**

버리려다 멈칫하고,

‘이걸 누가 가져갈까?’ ‘이건 아직 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번지는 순간,

내 삶 전체가 ‘결정하지 못하는 리듬’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6개월 이상 쓰지 않은 물건은

그게 무엇이든 **이유 없이, 무표정하게 버린다.**

더 이상 ‘이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따지지 않는다.

그 물건과 내가 맺고 있던 관계를

**불필요한 대화 없이 조용히 끝내는 법을 배운 것이다.**


나는 강아지를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은 키우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를 품는다는 건

그만큼 내 존재가 무거워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존재한다는 건 돌보고, 감당하고, 계속해서 반응하는 일이다.**

나는 지금, 그 무게로부터 잠시 비켜나 있으려 한다.

그건 무책임이 아니라,

**경량화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전략이다.**


우리는 대부분 **무거워서 괴로운 게 아니다.**

**무거운 걸 내려놓지 못해 괴로운 것이다.**

나는 지금 **‘버린다’는 선택이 아니라,

‘그만두는 능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더 가지려는 욕망보다,

덜 가져도 괜찮은 존재가 되는 쪽으로.


---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거다.**

나는 알고 있다.

**언젠가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든, 누구와 함께 있든,

어떤 명예와 지위와 사랑을 품고 있든—

그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걸.**


우리는 언젠가 **모든 걸 남기고 떠나야만 한다.**

그 필연 앞에서,

나는 오늘부터 작게 연습한다.

**무게 없는 존재로 살아가는 법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