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입을 말하면서 몰입을 해치다
### ― 코드, DNA, 그리고 리듬의 붕괴에 관하여
사실 살아 있다는 것은 **엔트로피에 역행하는 일**이다.
세상은 본래 무너지는 쪽으로 향한다.
식지 않는 커피는 없고, 어지럽힌 방은 저절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유독 생명만은 정반대의 길을 간다.
**무질서에 저항하며, 질서를 구축하고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그 질서 유지에는 전제가 있다.
바로, **역행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화된 정보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
질서를 유지하려면 **리듬이 필요하고,
리듬을 유지하려면 반복 가능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 지점을 과거 슈뢰딩거는 예견했다.
그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명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질서를 먹는다"는 개념을 남겼다.
즉, **엔트로피에 저항하려면 그 자체를 상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통찰**이었다.
그리고 수십 년 후, 과학은 그 구조를 실제로 발견했다.
바로 **DNA 이중 나선 구조**다.
이중 나선은 단순한 생물학적 사슬이 아니라,
**질서 유지 행위를 프로그램화한 ‘코드’**이다.
복제, 해석, 반응이라는 일련의 생명 행위가
바로 이 코드에 의해 가능해진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충분하다.
엔트로피, 정보, 슈뢰딩거, DNA ―
이 네 개념은 직선적으로 연결되고,
한 번도 독자의 사유를 낙오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어떤 이들은
이 단순한 구조를 복잡한 수사와 개념 도약 속에 묻어버린다.
"코드는 정보이며, 해석 가능하고, 구조화된 시스템이고..."
문장이 길어지고, 개념은 겹치고, 중심은 사라진다.
몰입을 설명하면서 몰입을 방해한다.
질서를 말하면서 문장은 무질서해진다.
**좋은 글은 개념이 아니라 리듬으로 증명된다.**
리듬이란 단지 문장의 길이가 아니라,
**사유의 도착 지점까지 독자의 뇌가 따라갈 수 있게 설계된 감응 구조**다.
몰입은 말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글 그 자체로 발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