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돌아온다

by 이선율

## 에너지는 돌아온다. 단, 충분히 멈췄을 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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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쇠퇴 – 무너지기 시작하는 몸


이틀 동안의 운동이

내 몸 어딘가를 조용히 고장 내고 있었다.

눈으로는 몰랐지만,

몸은 알고 있었다.

헬스장에 가서 30분도 채우지 못하고

나는 철수했다.


기록은 하지 않았다.

그건 실패가 아니었고,

퇴각이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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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지 – 텅 빈 공간에 머무르기


깨어났을 때

뭔가가 채워진 느낌은 없었다.

대신, **텅 빈 느낌이 편안**했다.

에어프라이어에 생닭가슴살을 넣었다.

통마늘, 계피가루, 후추—

직접 조리한 그 시간은

어쩌면 ‘돌아오는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파프리카 한 개를 손으로 쪼개고

그릭요거트에 방울토마토를 찍어 먹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

그저 **기운 없는 몸에게 예의를 갖추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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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감각의 귀환 – 바람이 나를 깨웠다


그런데

바람이나 좀 쐬자고 타본 자전거가

나를 올림픽공원까지 데려갔다.

7시 25분 출발,

집에 돌아온 건 밤 11시였다.


중간에 뭘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멈췄고**, **달렸고**, **바람이 지나갔고**,

나는 움직였다.

**어떤 계산도 없이**,

내가 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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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부활 – 돌아온 리듬은 말이 없다


나는 회복을 계획하지 않았다.

그건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리듬은

정지 속에서 깨어난다.

멈춘 몸에 바람이 닿고,

텅 빈 위장이 따뜻한 단백질을 받아들이고,

**그 모든 허용이 흐름을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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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은 ‘이겨내는 일’이 아니라,

> **‘비워두는 용기’로 가능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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