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과 짜증

밤과 낮이 바뀐 생활에 대하여

by 이신


스타들 중에는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조용한 밤이 오히려 창의력을 높여준다고 말한다. 방해받지 않는 시간, 깊은 몰입,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 나 역시 가끔 그런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낮과 밤을 바꿔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창의력을 극대화할까?


낮잠을 자면 늘 그 기묘한 감각이 남는다. 몸을 쉬게 하려고 누웠지만, 깨어날 때는 오히려 더 무거운 피로가 밀려온다. 이는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생체 시스템이 무너지는 과정이다. 태양의 리듬에 맞춰 조절되던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낮에 잔 잠은 깊이 빠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충분한 회복을 주지도 않는다. 밤에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아침에 코르티솔이 증가하며 몸을 깨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이클인데, 이를 거스르면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깨어 있어도 흐릿한 상태가 지속된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피로다. 낮잠이 길어지면, 내가 세상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움직이고, 일을 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침대 속에서 시간을 허비한 듯한 기분이 든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피곤한 것은 **'내가 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이다. 이 죄책감은 심리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고, 결국 낮잠을 자고 나서도 활력을 되찾지 못하게 만든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반복하면 우리의 뇌는 점점 낮인지 밤인지 구분하는 능력을 잃어간다. 빛과 어둠을 감지하며 조절되던 생체리듬이 흐려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수면의 질 자체가 떨어진다. 그러면 낮잠도 밤잠도 의미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태양의 리듬을 따라 살아야 한다.


물론, 밤을 새우고 낮에 자면서도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하는 특이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몸과 정신은 태양이라는 거대한 에너지원에 맞춰 진화해왔다.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곧, 생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삶의 방식은 단순하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는 것. 자, 이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잠자리에 들자. 내일 아침, 다시 태양신을 만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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