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렇게까지 설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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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설명을 너무 많이 했다.
물어보지 않은 이야기까지.
상대가 질문한 건 단 한 문장이었는데
나는 문단 하나를, 아니 챕터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건 이런 구조라서요.
그렇게 해야 효율도 높아지고,
디자이너는 이 지점에서 이 역할을 해야 하고...”
어느 순간, 나는 내 말에 도취되고 있었다.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며,
말이 흐르는 나를 스스로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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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안엔 ‘칭찬받고 싶은 마음’과
‘이만큼은 나도 안다’는 과시가 섞여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도움 주기’라는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내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알았다.
“지금 이건, 설명이 아니라 연출이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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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견한 내 모습은 이랬다.
✔ 단편적으로 묻는 질문에도 전체 구조를 먼저 설명하려는 본능
✔ 왜, 어떻게, 무엇을까지 꿰뚫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기질
✔ 그리고 그 설명 속에서 나 스스로가 좀 멋져 보이길 바라는 감정
이건 단점일까?
어쩌면 성향이고, 어쩌면 욕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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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다르게 살기로 했다.
나는 지금 내 단점들을
‘부끄러운 결함’이 아니라
‘자각 가능한 경로’로 바라보고 있다.
기록하고, 복기하고,
다시 나를 설계한다.
오늘 나의 과한 설명은,
내가 앞으로 ‘더 정확히 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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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나를 조정한다.
감정의 톤을, 말의 밀도를, 행동의 결을.
조금은 더 단단하게.
조금은 더 담백하게.
그리고 그런 나를,
여기 기록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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