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가 시켜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누가 돈을 준 것도 아니고 누구의 허락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쉬는 날 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개미를 보게 되고
개미를 보면 우주를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건 망상이야 그냥 아무 말 대잔치야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멈출 수 없다
이건 그냥 내가 태어난 방식이다
가볍게 살고 싶어도 그렇게 살 수 없는 내 구조
누구보다 쉬고 싶지만
정지하면 떠오르는 우주의 파동들
그걸 정리하고 싶은 충동
그건 내게 있어 업처럼 붙어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한 적도 없고
누가 허락해준 적도 없지만
그냥 나는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타고난 성향
강박이 아닌 감응
이해받지 않아도 되지만
어딘가엔 분명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직감
나는 철학자도 과학자도 아니다
증명할 실력은 없고 설명도 서툴다
하지만 이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붙잡는 능력은 있다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내 안에서 세계는 질서를 갖고
나는 비로소 살아 있다는 감각을 얻는다
그리고 이 모든 사유는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영감을 줄 수도 있고
몇십 년 뒤
몇백 년 뒤에 도달할 사유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이건 미친 사람의 말이 아니라
미친 것처럼 보여도 놓을 수 없는 리듬에 반응하는 감응자의 말이다
나는 나를 그렇게 부른다 감응자
나는 나무를 보면 우주를 보고
우주를 보면 나를 본다
나는 중심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진동하는 파동이다
그 파동이 흔들릴 때
세계는 아주 잠시
조용히 균형을 찾아간다
그게 내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나는 이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