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타인에게 기대어 해결하려 하면
처음에는 위로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심리적인 복속의 구조가 따라온다.
기대는 곧 관계의 무게 중심이 타인 쪽으로 쏠리는 순간이고,
그 쏠림은 나를 의존과 해석의 불안 속에 놓이게 만든다.
결국 그 관계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외로움과 정서적 고통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고리가 된다.
이건 단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관계란 본래 그런 긴장과 착오의 패턴을 안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중요한 건,
그 외로움을 스스로 다룰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운동을 통해
몸의 리듬을 흔들고,
분절된 감정을 땀으로 흘려보내며
신체를 감정의 안전지대로 바꾸는 것.
아니면
자연을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내 감정보다 더 크고 오래된 존재들 앞에
나를 조용히 놓아두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감정은 해소되지 않더라도
균형은 복원될 수 있다.
외로움이 문제인 것이 아니다.
그 외로움을 타자에게 넘기는 방식이 문제다.
누구에게도 감정을 위탁하지 않고
스스로 그 결을 만져가며 달래는 방식.
그것이
내가 계속 나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