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은 사냥의 알고리즘에서 태어났다2

by 이선율

그러므로 의식이란

단순한 반응의 발달이 아니라,

반응과 반응 사이를 지연시키며 계산할 수 있는 능력,

즉 ‘지연된 사냥’의 기술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사냥은 본능이지만,

좋은 사냥은 기다림으로 완성된다.

의식은 바로 그 기다림 속에서,

움직임을 멈춘 채 움직임을 가늠하는 계산 장치로 출현한다.


그리하여 의식은

기억을 축적하고,

패턴을 예측하며,

미래의 가능성을 가상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해간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의식이란

생존을 위한 물리적 사냥이 끝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서 사냥의 리듬을 재현하며

계속해서 세계를 향해 ‘조준’하는 감각이다.


그 조준은 더 이상 육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향한 조준이며,

존재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다.


의식은 결국,

과거의 잔해로부터

미래의 가능성을 꿰어내는

시간의 궤적 탐지 장치다.


이제 인간의 의식은

육체적 사냥에서 정신적 사유로 이행했으며,

그 사유는 여전히

‘사냥의 알고리즘’ 위에 구축된 가상적 리듬을 따라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의식은 지연된 사냥이며,

기억은 사냥의 그림자이며,

사유는 미래를 향한 투척의 궤적이다.


이 모든 것은

수백만 년 전,

햇빛을 따라 고개를 돌린

작은 식물의 떨림에서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