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포에서, 공에서, 신으로부터
물고기를 보았다.
물속에서 흐르듯 유영하는 작은 생명들,
그 형태는 각기 다르고, 색은 다르고, 움직임의 리듬도 달랐다.
도대체 누가 저런 생김새를 만들었을까.
왜 저렇게 생겨야 했을까.
어느 날, 그런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리고 식물들.
햇빛을 향해 기이하게 비틀린 가지들,
거대한 잎을 펼치는 것들도, 작고 단단하게 몸을 웅크린 것들도 있었다.
똑같은 땅, 똑같은 햇빛, 똑같은 공기인데
왜 저마다 그렇게 다른 몸을 갖고 있었을까.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때부터 나는 형태의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그러다 개미들을 보았다.
아무도 지휘하지 않는데, 질서가 있었다.
목표도 없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그 모든 흐름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자는 것도 없이, 말도 없이, 거대한 하나의 유기체처럼.
그들에게는 ‘나’가 없었다.
자의식 없이 살아가는 생명의 군무.
그건 어떤 리듬처럼 보였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자기 자신이 있다고 믿는 존재는 인간뿐이라는 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자기 자신을 부풀리고,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고,
그 고통조차 '나'의 일부라 믿는… 그런 존재.
모든 생명은 살아가지만,
인간은 살아가는 ‘나’를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묻기 시작했다.
왜 형태는 생기는가.
왜 의식은 생기는가.
왜 나는, '나'라고 느끼는가.
왜 나는, 이토록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가.
그 질문이 내 삶의 리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