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파괴될 것을 알면서도, 욕망에 사로잡히는가

by 이신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프로젝트의 발표를 마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몇 분 뒤, 뜻밖의 메시지를 받는다. “수고하셨어요. 자료 너무 멋졌어요.”

정중하고 아무 의도 없어 보이는 그 말 한 마디가 그의 내면에서 묘한 파동을 일으킨다.


상대는 분명 사회적으로 안정된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나 역시 이성적으로 선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안의 원시적 본능은 도도하게 일어났다. 가벼운 발기,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에 대한 강한 상상.

단지 몇 마디, 단지 몇 초의 교류가 나의 정신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소름 끼치도록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생물학적 파열음'이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진화적으로 설계된 생물학적 기제 속에 놓여 있다.

머리를 뜯어먹히면서까지 번식을 시도하는 암컷 사마귀의 짝짓기처럼, 인간도 때로는 파괴를 대가로 한 쾌락과 결합의 환상에 사로잡히곤 한다.


욕망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고, 위험은 지연되어 도착한다.

진화는 그렇게 우성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왔다.

그 안에서 인간은 종종 '의지'라는 이름의 얇은 줄 위에서 비틀거린다.


나는 경계한다.


내가 관찰한 것은 단지 욕망이 아니다.

나의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작은 균열이다.

그 사소한 메시지가 반복되고, 어느 날 내가 약해져 있을 때, 그것이 진짜 파열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윤리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내 사유 체계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 나를 두렵게 한다.


결론: 인간은 왜 위험을 알면서도 욕망에 흔들리는가


우리는 모두 그 경계에 선 존재들이다.

어쩌면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그 지연된 파멸과 즉각적 쾌락 사이의 진동 위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그 진동의 파형을 뚫어보려 한다.

내 욕망을 억제하려는 게 아니다. 그것이 내 시스템에 어떤 균열을 만들어내는지를 끝까지 관찰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내가 감각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실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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