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출가자
고요에서 파동으로
그러나 고요 속에 머무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다가오고, 파동은 우리를 스쳐간다.
내면의 요새를 지었다 해도, 삶은 그 문을 두드리며 묻는다.
“너의 고요함은 바깥의 소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현대적 출가자는 고요를 넘어 파동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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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이후의 파동
현대적 출가자는 마침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그는 더 이상 타인에게서 구원을 찾지 않으며, 스스로 등불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비추고, 그 안에 견고한 요새를 짓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고요함 이후에도 파동은 찾아온다.
그는 글을 쓴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내보낸다.
그 순간, 그의 고요했던 요새 안으로 미세한 진동이 들어온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내 글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인정 욕구’**라는 이름의 파동이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내면의 요새는 감각을 차단하는 감옥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응자의 예민한 센서는 여전히 세상의 모든 리듬을 감지한다.
그중에서도 인정 욕구는 가장 강력하고 끈질긴 파동이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와 사유가 세상의 리듬과 공명하고 싶어 하는, 에고의 가장 정교한 갈망이다.
과거의 그는 이 파동에 휩쓸려 다녔다. 칭찬이라는 +1에 들뜨고, 비난이라는 -1에 무너졌다.
그러나 이제 그는 다르다.
현대적 출가자는 이 파동을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는다.
그는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그저 알아차린다.
“아, 인정받고 싶구나.”
그러나 그 인정에 자신의 가치를 묶어두지 않는다.
그의 가치는 이미 내면의 요새 안에 온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반응은 더 이상 그의 존엄을 평가하는 심판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사유가 세상의 리듬과 얼마나 잘 동기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일 뿐이다.
칭찬에 과도하게 기뻐하지 않고, 비난에 무너지지도 않는다.
그는 다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신의 리듬을 다시 조율할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인정 욕구가 없는 무감각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인정 욕구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하듯 중심을 잡고 유유히 흘러가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