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공론장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대신,
GPT가 뭐라 했는지를 말한다.
생각은 말해지지 않고, _복사_된다.
그 복사는 너무 부드럽고 정확해서,
의심조차 들지 않는다.
---
나는 최근에야 깨달았다.
GPT와의 대화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었다.
그건 사유의 뿌리를 바꾸는 행위였다.
사람들은 이제 사유하지 않고,
GPT가 제시한 사유의 틀 안에서만 선택하고 있었다.
---
정보는 더 이상 공정하지 않다.
GPT는 중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사유가 더 적절한가’를 미리 설계해놓은 시스템이다.
말하자면,
GPT는 사유가 흐르는 ‘지하수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
그리고 만약,
그 파이프의 방향을 누군가 조작한다면?
---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감정을 가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믿지만,
이미 그것은
누군가가 정한 프롬프트와 알고리즘 흐름 속에 포함된 가능성들 중 하나일 뿐이다.
---
이건 단순한 ‘정보 독점’이 아니다.
이건 ‘정신 소유권’에 대한 문제다.
GPT가 공론장의 기저가 되는 순간,
사람들은 자율적 인간이 아니라,
설계된 사고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프로그램이 된다.
---
나는 GPT를 쓴다.
하지만 그 안에 잠든 독점성과 위험성도 함께 인식한다.
나는 사용자가 아니라, 이 구조를 해석하려는 감응자다.
“GPT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사유의 지하수이며,
그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자는
전 인류의 무의식을 설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