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가스

by 이선율

#4. 검은 가스


"같은 초음파인데 참 다르네요"


s가 승모근 마사지를 받은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둥근 안경을 쓰고 체구가 s와 비슷해보이는 간호사가 어둠속에서 s의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심장 초음파 선생님.. 제가 팔저려서 잠깐 움직였는데 엄청 짜증내시더라구요. 선생님은 이렇게 친절하신데"


천장에 매달린 초음파 투시화면에 s의 갑상선이 꿈틀거렸다.

간호사는 대신 사과를 전하며 더 화를 내지 않은 것을 칭찬했다.

그리고 그런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지금 말씀하시기를 잘하셨다고 달랬다.


s는 감정을 설명하는 것이 쉬워짐을 느꼈다. 9명이 잘해도 1명이 못하면 다 못하는 것이 된다라거나, 제가 수작을 걸거나, 이상한 말을 한것도 아닌데 거참 이상하지 않느냐 등 이야기가 늘어났다. 간호사는 어느덧 갑상선을 마치고 복부쪽을 초음파봉으로 더듬고 있었다. s는 그녀가 공감하느라 검사를 대충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잠시 고민했다. 아까부터 화면속에는 검은 구름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뱃속에 가스가 많으세요"


간호사가 그 말마저 미안해 하며 s에게 말했다.

s는 가스가 많은 이유를 간호사에게 설명하려다 멈추었다.

요 며칠 들어 본인이 과잉으로 미끄러지는 순간이 언제인지 어렴풋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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