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

by 이선율

260209 첫인사


13시 사무실 불이 켜졌다. s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40분 정도 의자에서 잤다.

머리속이 물청소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입안이 퀘퀘했다. 칫솔을 주섬주섬 찾고 일어섰다.


화장실엔 옆부서 k가 양치를 마치고 거울을 보며 이~ 하고 있었다. 배를 앞으로 한껏 내밀고 짝다리를 짚었다. s는 잠깐 거울로 그의 복부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왜요? 무슨 하실 말씀 있어요?"


말은 존칭이었는데 묘하게 시비처럼 들렸다.


"아니요 아니요"


s는 칫솔에 치약을 바른채 그의 목부분을 바라보며 말했다. 손사래는 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시선으로 거울을 통해 바라봤다.

그는 뭔가 한마디를 더 하려다 문을 열고 나갔다.


평소 그는 자리에서 교장선생님처럼 앉아있었다. 항상 목을 왼쪽으로 꺾어 모니터를 바라봤는데 오른쪽 모니터엔 주황색 사생활 보호필름이 붙어있었다. 그가 바라보는 왼쪽엔 s의 자리가 있었다. s는 20인치 모니터를 그 방향에 두고 그의 시선을 막았다. 묘한 동거였다. 서로간 인사도 한번 해본적 없는 그냥 옆부서의 남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터였다. s가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할떄면 어디 어른 앞에서 기지개를 펴냐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자리 이동이 이뤄져 s는 더이상 그의 왼쪽 눈길을 안받은지 3개월 정도가 지났다. 그리고 별안간 그가 화장실에서 s에게 첫마디를 건넨것이다. 왜요. 라고. s는 사실 뭘요 라고 답하고 싶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하지 않았다.


사무실에 돌아오니 그가 동료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은 문제였는데 센터 전체가 울릴 정도의 큰 부산 사투리로 떠들어대고 있었다. 뭔가 내면에서 빠지지 않은 압력이 부들부들 떨리며 업무언어로 마구 튀는 느낌이었다. s는 버즈3를 귀에 꼈다. 과거 누군가 s에게 퍼부은 참 피곤하게 산다는 폭언이 귀에 맴돌았다. 이제는 s가 그 말을 그에게 조용히 읖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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