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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Nov 08. 2018

보헤미안 랩소디, 2018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Mama... wooo
I don`t want to die.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

Bohemian Rhapsody_Queen
-

활동하는 당시 모습을 실시간으로 본적은 없지만, 노래를 들어보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퀸의 영화다.
1985년 에티오피아의 심각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된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위해 커튼을 열고 들어가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플래시백 장면을 활용할때, 잘못하면 의미없이 지루해질 수 있지만, 보헤미안 랩소디에선 가장 적절했고,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잘 활용하지 않았나 싶다.
전체적인 내용은 각색이 되긴 했겠지만, 원년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테일러가 제작에 힘을 보탰다고 하니, 영화의 전신인 프레디 머큐리의 감정선이나 성격등 퀸을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사건들은 얼추 비슷하게 풀어놓았을것으로 예상한다.

많이 다르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각색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크게 방해되지 않고, 적절하게 잘 녹여낸것 같아서 영화의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실제 인물과의 높은 싱크로율이 크게 작용한것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며 느낀건 프레디 머큐리는 오만하지 않은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록 음악의 창시자라고 불리듯 그 당시 밴드 음악의 가이드라인은 없었겠지만,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틀을 절대적이라 생각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자신이 내 놓은 음악엔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치지만, 절대 오만하지 않고.
자신이 천재인것을 알지만 또한 노력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는다. 이런 모습에서 파블로 피카소가 겹쳐보이기도 했다.
“나는 스타가 되지 않아. 전설이 될거야.”
라는 그의 말과,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멤버들. 그의 말대로 그는 전설이 되었다.
확신에 찬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을 볼때는 마냥 저냥 좋고, 쓸쓸하게 동 떨어져가는 프레디의 모습을 볼때는 왠지모를 동질감에 가슴이 미어진다.

누구나 한번은 자신이 가고 있는 이 길이,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이 길에 확신이 들지 않아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을것이다. 덜컥 집어먹은 겁은 좀처럼 소화되지 않는다.
방황하고, 달콤한 말로 나를 유혹하는 사람만 옆에 두며 정신은 좀먹어 간다.
그때 찾아온 메리의 모습에 아이같이 기뻐하던 모습과, 비를 뚝뚝 맞으며 임신 소식에 축하의 인사보다 원망의 마음을 쏟던 모습이 쓸쓸했지만 너무도 이해가 갔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시 멤버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프레디가 “잠깐 나가있어”라는 말에 위축되어 나가고 왜 그랬다는 질문에 “한번 해보고 싶었어”라고 대답한 브라이언 메이의 모습도 사실은 통쾌했다.

처음 이야기 했던 플래시백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프레디의 에이즈 확진 시점이었다.
첫 장면의 당당하고 즐겁고 포부 넘치던 프레디의 등이, 마지막 장면에는 너무 무거운데 씩씩하고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공연장에 가기 전에 집에 들러, 가족과 포옹하고 엄마에게 “키스를 보낼게요!”라는 장면을 일부러 넣은건지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가 다시 들린다.

Mama... wooo
엄마...
Didn`t mean to make you cry
당신을 울리고 싶었던게 아니었는데
If I`m not back again this time tomorrow
내가 내일 이 시간에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Carry on carry on
살아가세요 살아가세요
As if nothing really matters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Too late
너무 늦었어
My time has come
내 차례가 와버렸는걸
Sends shivers down my spine
등골이 오싹해
Body`s aching all the time
몸이 계속해서 아파와
Goodbye, everybody
안녕히, 모두들
I`ve got to go
난 가야만 해요
Gotta leave you all behind
모든 것을 뒤로 하고
And face the truth
진실과 마주서야 해요
Mama... wooo
엄마...
I don`t want to die
죽고싶지 않아요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
가끔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고 바래요

적어놓고 보니 다 적은것 같지만(;;) 특히 위의 가사가 뼈를 때리는 수준으로 아팠다.
영화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 공연은 우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정말 빼다 박은듯 똑같이 연출한것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제작 인터뷰에 프레디 머큐리역을 연기한 라미 말벡이 오랫동안 그를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나 창법을 따라하다 그보다 퍼포먼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말에도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나중에 찾아보니 제작 당시 팬들에게 자신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른 파일을 보내달라고 해 새로운 공연 장면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덕분에 정말 공연장에 온듯 한 감동을 느꼈다. 빼먹지 않고 실제 퀸의 모습을 엔딩 크레딧까지 넣어준것도 감동.
만들어졌어도 벌써 서너개의 영화는 만들어졌을것 같은 느낌의 첫 ‘퀸’의 영화.
실망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은 부분의 갈증을 잘 씻어내준 영화인것 같아 너무 즐거웠다.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갈때까지 앉아있던 정말 오랜만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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