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려고만 아등바등한게 아니라, 실제로 바빴다.
꽤나 빈틈없이 부지런히 움직였던것 같다.
그럼에도 버려진 공산품을 보고 깊숙하게 밀려오는 이 괴로움은 무엇일까?
쉬운일도 어렵게 만드는 무의미한 시간의 향연은 육체적으로 고단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하다.
나의 정신과 육체를 조금씩 갈아서 제공한 노동은 왜 아무런 보상이 없는가.
아파트 한 켠에 나란히 놓인 공산품을 뒤샹처럼 나의 레디메이드 작품이라고 해볼까,
그저 저 공산품에 나를 채만식 작가의 레디메이드 인생에 빗대어 조금 자조적으로 풀어볼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동안 나의 글을 쓴다는 핑계로 미뤘던 독서를 조금씩 시작했다.
핑계만은 아니었던게 책을 읽는 시간은 꽤나 즐거웠고, 쉽게 지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수년 전 ‘경기도에 살면 인생 20%를 지하철에서 보내게 된다’ 라는 트윗을 보고 격하게 공감한적이 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20% 채우며 지하철에 타고 있고, 그 시간에 대부분 독서를 한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조금 크게 넘어졌는데, 나의 넘어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정차하고 있던 지하철 안의 사람들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나를 살폈고, 나도 아파할 시간 없이 그 지하철이 떠날까봐 서둘러 탔는데, 아직도 멍 들어있는 두 무릎을 보며 크게 대노했다.
우리나라 높으신 분들이 보좌관 없이 아침 저녁 출,퇴근 지하철을 타고 다녀야지만 이 지옥철이 해결된다고 울분을 토했고, 그것은 최저시급으로 이어졌다.
환경미화원과 국회의원의 급여를 비교하며 환경미화원의 급여가 너무 많은거 아니냐고 언급했던 그 말을 거들먹 거리며, 국회의원도 최저시급으로 9-6 근무시간 지키며 일해도 월 평균 180만원 정도 받으면 저런말은 입에 올릴 생각도 못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하지만, 직업에 등급을 매기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특권 의식은 좀 어떻게 안되나 답답했다. 더 멀리 갈것도 없이, 일하는 장소를 제공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동자를 자신의 소유인양 거들먹거리고 임금은 얼마든지 자신의 편의에 맞춰 주는게 당연하다 여기는 사람은 지천에 널렸으니까.
말하다 보니까 또 흥분한것 같지만, 꽤나 심각하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문제들...ㅎ
그냥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분주했던 여름 시작이었다.
날도 더운데 모두가 마음이라도 시원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하는 근황...:)
#나의레디메이드인생
#에세이라고하기엔 #너무사적인근황
#시원하게여름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