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이 버스이다
직장이란 여행을 떠나다
목적지에 갈려면
각각 다른 버스를 타게 된다.
근거리는 시내버스,
중거리는 시외버스,
장거리는 고속버스이다.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직장도 마찬가지다.
잠깐 일할 것 이라면 아르바이트,
좀 오래 일할 수 있으면 계약직,
정년퇴직까지면 정규직이었다.
지금은 그게 바뀌었다.
용역회사나 파견업체로 일하는 것은 도급직,
잠깐 일할 것 같으면 기간제 직원,
한 곳에서 꾸준하면 무기계약직,
정년이 보장되면 정규직이다.
지금 직장이란 여행에서
용역회사 또는 파견회사에서 근무함 때문에
시내버스를 타는 일이 빈번하다.
시외버스로 비유된 무기계약직이나
고속버스로 비유된 정규직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게다가
채용비리가 만연할 정도이다.
이 때문에
구직자들이 마음이 늘 무거워지는 것이다.
나는 한 때 갈망했다.
정규직이란 고속버스를 타고 싶었다.
원치 않게
용역직이란 시내버스를 타는 일이 많다.
무기계약직이란 시외버스라도 탈 수 있다면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마음 편하게 무덤 속에 누울 수 있다.
직장생활이란 여행을 한다는 것,
헌법에 규정된 근로의 의무이다.
이 의무를 이행하려 해도
의무 이행을 못하게 하는 장애요인이 있으니
너무 참담한 지경이 되었다.
나는 아내가 있다.
한국인 아내가 아닌 베트남 아내이다.
아내는 한국 국적에 실패하고,
지금 한국 영주권에 도전한다.
아내는 직장인인데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를 같이 탄다.
나는 시내버스만 타고 있으니
아내가 탄식하며 원통함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