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몸으로 관람한다는 것이 무엇이었나

언택트 시대 예술 디알로그 No.15

by 엘로디 옹그

미술관 갤러리 물성을 갖은 공간들이 모두 문이 닫혀진 팬데믹 시대 큐레이터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무엇을 대중에게 제시하여 어떤 감각을 자극 시킬 수 있을까요? 공간과 함께 현장성을 지닌 전시라는 형태가 유효하지 않은 현재 예술과 대중을 새로운 환경에서 주선 해주어야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시도해 보아야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해봅니다. 미술관 본연의 역할, 기존 전시 형태에 대한 환기, 큐레토리얼 실천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번 인터뷰는 팬데믹 시간을 활용하여 내실을 다지고 있는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과의 내용입니다.



질문 1 >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후 어떻게 예술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답변 1 >

저는 현재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으로 일을 하면서 미술관의 운영과 전시 기획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아직 포스트 코로나는 아닌 것 같고 코로나의 상황 속에 있는 것 같은데요. 미술관의 운영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여러 가지 변수들이 생겼고, 그 변수들에 대해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의 세부 운영 일정에는 조정이 필요했지만 현재까지는 예정되었던 전시 및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향후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면 심각 단계에 따라 미술관 문을 닫을 수 있겠지요. 방문자 기록을 적거나 체온 체크를 하는 등 미술관 내부의 방역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전시와 전시 사이의 일정을 예년보다 조금 더 느슨하게 조정했어요. 그와 함께 ‘홈워크(www.homework-artsonje.org)’라는 웹사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저희 공식 홈페이지와는 다른 별도의 웹사이트인데 2020년을 기록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사이트입니다. 지난 2월 코로나 확산이 심각해졌을 때 미술관 문을 잠시 닫고 직원들이 전체 2주간 재택근무를 했었는데요. 그 때 처음으로 갑자기 미술관이 외부 요인에 의해 닫힐 수 있는 상황을 겪게 되었고, 물리적인 미술관의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테스트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VR이나 영상으로 전시를 기록하여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홈페이지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미술관이 갖고 있는 지식 공유와 교육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트랙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내부에 세 가지 챕터가 있는데 ‘2020’은 작가, 필자 등 미술의 다양한 참여자들에게 2020년도를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록해 달라 요청하고 영상, 사진, 텍스트 등 각자의 자유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들을 소개합니다. 내용이 반드시 판데믹에 관한 것은 아니예요. 기존의 작업을 웹페이지 형식에서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분도 있고, 판데믹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 인종차별, 해외 거주자로서 봉쇄를 경험하는 상황이나 개별적 고립에 대한 부분들이 다각도로 들어있어요. ‘Stories’라는 챕터에서는 미술관의 내부 구성원들이 미술관의 과거의 활동과 전시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고 그 중 관심이 가는 부분을 정해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저와 큐레이터들, 홍보 담당자, 에듀케이터, 레지스트라 등 모두가 참여하고 있어요. 미술관의 연구 기능을 어떻게 유지해 갈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Books’라는 챕터는 공유에 관한 것인데 미술관이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도록을 비롯하여 80여 권의 책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주요 텍스트들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공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크게 세 개의 챕터가 미술관의 할동 중 창작, 연구, 공유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2 > 현재 하고 계신 일로 제일 힘들거나 곤란한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2 >

불확실한 상황을 안고 가는 것이 가장 곤란합니다. 언제든지 감염의 상태가 심각해지면 미술관의 문을 닫거나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일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위험과 함께 생활한지 반년이 지나면서 종종 일정이 변경되가 취소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언제까지 지속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어려움이죠. 올해의 프로그램은 작년에 기획하고 준비한 것들을 실행한 형태인데요. 내년은 불확실성을 아는 상태에서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판데믹이라는 현실 상황의 무게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저희들도 작가들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기존의 작업방식 그대로, 기존의 주제 그대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동력을 끌어내기가 어려우니까요.


아직까지 혼돈과 고민을 갖고 있는 시기에 갑자기 판데믹이라는 상황에 의거해 작업의 결과물로 끄집어내기보다는 소화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그런 단계에서 동시에 전시와 미술관 활동을 지속한다는 부분에 있어 고민이 있습니다. 무엇이 유효하고, 어떤 방식이 필요한가라는 고민이죠.


질문 3 > 언택트 시대가 되어 예술 측면에서 나아진 점이나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답변 3 >

코로나 이후로 기존에 비해서는 모든 활동의 속도의 저하가 발생했던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동을 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정신없이 진행되었던 해외 교류라든지 깊은 표면적으로만 진행되었던 대화들, 깊게 생각해 볼 시간 없이 행동으로 먼저 나갔던 것들이 조금씩 잦아들고 이동이 줄어들면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들을 분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 장점이죠. 다만 분명 이렇게 오랫동안 현 상태로 지속 되면 교류와 에너지가 없는 상황으로 인한 단점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질문 4 > 코로나 이전부터 우리는 예술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


답변 4 >

그간 전시 형식에 익숙해져 있는 반면에 오히려 ‘전시 형식이 무엇이었나’, ‘전시를 몸으로 관람한다는 것이 무엇이었나’ 오히려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석하는 것이었는가 라는 근본적인 것들을 질문해 볼 시간들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질문 5 > 아쉽게도 실현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답변 5 >

조건들, 형태들을 바꿔가면서는 지금까지는 준비했던 것들을 실현을 해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못한 것은 없지만,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전제 조건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특히 관객들의 안전을 위한 관람의 제한 조건들과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을 맞추고 조율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질문 6 >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영향을 받은 예술가나 인물이 있나요?


답변 6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아트선재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어요. 함께 일했던 모든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받고요. 몇 명을 꼽아 얘기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질문 7 > 예술가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 7 >

사명이라고 하니까 무겁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사명이나 책임감으로 일 할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 다른 삶의 방식을 공유하기 위해 전시와 미술관의 일을 할 수도 있을테고요. 특정한 감각과 형식들을 스스로 실험해보고 싶은 즐거움에 의해서도 이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즐거움은 정서적인 부분과 알고 깨닫게 되는 것을 포함합니다. 스스로 이 일을 하면서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이 즐거움을 함께 일하는 이들, 작가들, 관객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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