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뇌경색

by 이현선

2차 수술이 끝나고 재활 겸 쓰고 있습니다. 수술 후 발생한 뇌경색(진단서에는 그렇게 쓰여있었습니다. 선후 관계는 제가 알 길이 없습니다) 으로 인한 언어 장애 그리고 오른손의 정밀한 동작에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살려고 한 수술인데 되려 문제가 되다니. 하지만 지난 1차 수술 때 “수술하다 괜히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잘 생각하세요.“ 하는 말을 들었던 것에 비하면 다행입니다.


첫 수술 때는 머리가 너무 아픈 것 빼고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중환자실에 하루 있다가 퇴원도 일주일만에 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중환자실에서 고작 하루를 보냈을 뿐이라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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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으로 2차 수술. 뇌 속에 부족한 혈관 대신 뇌 안과 밖의 혈관을 이어 붙여 주는 겁니다. 그리고 머리를 여는 김에 뿌리를 내리든지 하라고 혈관을 몇 개 심어 두고 나온답니다.

진행성(?)이고 완치라는 개념은 없는지라 언젠가 2차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솔직히 안 했습니다. 불행 끝, 행복 시작. 뭐 그런 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반대쪽 뇌의 2차 수술에다 뇌경색까지 업었으니 정말 가지가지... 3차, 4차 수술까지 한 사람도 있다는데 그 사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정말 불행 끝! 입니다. 그래야 합니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심심하고 지루해서 고됩니다. 수술한 자리가 아파서 잘 자지도 못합니다. 하루가 좀 길지만 이렇게 쉬는 것도 오랜만이라 이왕이면 즐겨보려고 합니다.

다만 밤에는 좀 감상적이게 되어서 울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기껏 수술한 뇌에 너무 안 좋으니 울면 안 된다고 합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헐레벌떡 ‘울면 안돼요, 울면 안돼요!’ 하고 소리치던 게 떠오릅니다. 정말 울고 싶은 건 그녀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산타 할아버지는 어차피 안 오지만 울면 안 됩니다.

정말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가능한 남의 일처럼 멀리서 바라보려고 노력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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