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해는 뜬다

by 이현선

집 안에 유폐된 채로 새 해가 떴습니다.

라디오에서는 새해 첫 곡 탑 100-을 틀어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김동률의 ‘출발’이 흘러나옵니다.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여행도 내 일이 아닙니다.

일단 장시간 이동을 위해 차량 등의 좌석에 오래 앉아있는 일 자체가 혈전을 유발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네요. 그래도 선곡은 오늘 아침 고심 끝에 재생했던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에 견줄만합니다.


어찌되었든 해는 뜨고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이번 한 해는 많이 쉬어가는 시간이 되겠지요. 1년 안에는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연락할 때마다 ‘아, 회사 무너졌으면’ 하고 서로 한탄하던 친구가 ’그래도 회사 탈출했잖아‘ 하고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차마 ‘말만 그랬지 사실은 일할 데가 있는 게 좋았어‘ 라고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당분간 먹고 살 돈은 있습니다. 원한다면 사과나무 묘목 정도 아파트 화단에 슬쩍 심어도 아무도 모를 것 같습니다.

일단 해는 또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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