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선 Sep 19. 2022

할인쿠폰의 배신

 슬슬 여름이 가고 선선한 저녁과 높아지는 하늘에 마음이 들떠 가을이 오면 입을  코트를 골랐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신규 고객을 위한 특별 할인 쿠폰을 준다길래 가입 한 후에 보니 '신규 회원 10% 할인 쿠폰'과 함께 '모든 회원 한 달간 10% 할인 쿠폰'이 쿠폰함에 들어있었다.


나는 신규 회원 쿠폰을 써서 코트를 주문했고, 이 쇼핑몰에서 주문하는 모든 사람이 받을 것과 같은 10퍼센트 할인을 받았다.

 그러니까 이번 달 중에 여기서 또 옷을 주문하면서 남아있는 '모든 회원 할인 쿠폰'까지 써야, 비로소 내 신규 회원 할인 쿠폰이 의미 있게 된다.


 <특별한 혜택>이라고 강조된 이벤트 배너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어느 카페에서 판다는 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찾아갔다가

 "그 케이크는 오늘 만들지 않았어요. 매일 나오는 게 달라요."

 라는 말을 들을 때와 비슷한 아주 작은 배신감이다.


 오늘 점심에는 중국집에 가서 간짜장을 주문했는데 자작하게 바로 볶은 간짜장을 주길래 나도 모르게

 "와, 진짜 간짜장이야!"

 하고 말해놓고 한참 웃었다.


 간짜장을 시켰는데 간짜장을 줘서 감탄한다.

 배신이 난무하는 세상에 간짜장 하나 건져서 열심히 먹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