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담긴 글을 쓰고 싶으시다면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을 쓸 때면 부족한 필력을 메우려 마음을 쏟는데, 마음이 거덜 난 바람에 쏟아낼 게 없었다. 억지로 글을 써 보려 노력했지만, 마음이 담기지 않은 글 앞에서 손가락이 알아서 멈췄다.
'엥꼬'난 자동차 같았다.
글이 써지지 않아 스스로를 자책했다. 이젠 글도 못 쓰는구나.. 도대체 잘하는 게 뭐니. 날카로운 말들이 마음을 더 베어냈다. 마음은 거덜 나다 못해 너덜너덜해졌다.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러다 '글쓰기 불구'가 될 것 같아 불안에 떨었다. 과로에 까맣게 타들어 재밖에 남지 않은 마음에 왜 불꽃이 안 붙냐고 학대하고 있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마음이 지쳤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펜을 놓고 책을 들었다. 어쨌거나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니까. 적은 분량이라도 매일 꾸준히 읽었다. 소설도 읽고, 글쓰기에 대한 책도 읽고, 주간지도 사서 읽고, 인터넷으로도 좋은 글을 찾아 읽었다.
그러고 보니 책을 게걸스럽게 해치운 건 10년도 넘었다. 기자가 된 이후 3년간 내 마음은 소모되기만 했던 것이다. 마음을 쏟아내고 태우고 몰아세워야만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마음을 고사시키고 있었다.
마음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다시 글을 쓸 정도는 됐다. 무엇에 관해 써야 할지 몰라 내 마음 가는 대로 끄적이다 보니 마음에 대해 쓰게 됐다.
'이것은 꼭 쓰고 싶다', '이것만은 반드시 전달하고 싶다'는 고요한 불꽃이 마음에 다시 자리를 잡게 됐으면 좋겠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글을 쓰려면 내 마음부터 보듬어주고 물을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