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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May 01. 2022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기획도 개발도 디자인도, 먼저 친해지고 많이 이야기하자.

새로운 직장에 입사한지 오늘로 48일이 됐다. 이곳은 갓 50명을 조금 넘긴 빠르게 성장 중인 초기 스타트업이다! 이직이라곤 해도 전 직장에서 업무의 합을 맞추며 일했던 분들과 또다시 함께 할 수 있어서 적응시간은 어느 정도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또다른 문화와 분위기에 적응해가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확실히 스타트업이라 그런지 의사결정이나 업무 진행의 속도가 확실히 빠르다. 무엇보다도 '원팀'이라는 것, 그리고 한명 한명이 모두 '내 서비스'라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는 게 보여서 벌써부터 나도 모르게 소속감이라는 게 생겨버렸다. 어쨌든 우당탕탕 열심히 적응 중인 와중에,


지난 주 금요일 백엔드 개발리더분의 1on1 (겸 수다 티타임) 요청을 받아 3-40분 정도 이야기를 했다.

그분은 어떻게 이 회사에 합류하시게 됐는지를 말하기 위해 걸어오신 커리어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를 트셨다. 첫 회사, 두번째 회사, 그리고 지금 회사. 각각의 회사에서 했던 역할과 배운 경험들,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는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어떻게 일을 해왔다는 내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는 챌린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있으며 어떻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덧붙여서 많은 이야길 들었다.  총 경력이 20년이 조금 안되는 어마무시한 선배님의 이야기인데도 전혀 어렵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백번 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내가 앞으로 기대하는 바와 생각들을 조금씩 (추임새처럼) 덧붙여 이야기드렸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나눈 대화 중 제일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 말씀 때문이다.(크으..)


"저는 PM과 개발이 많이 친해져야 할 것 같아요.

인간적으로 수다 백마디 하고 얘기하다 보면, 그 와중에 일 이야기 몇개 나오고 

그렇게 서비스를 같이 만드는 거죠."




나는 가끔 PM의 역할을 누군가에게 비유할 때 '지휘자'같다는 말을 하곤 한다. 각자 엄청난 능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제 자리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방향을 안내해주고, 서포트도 해주고, 필요하다면 구멍도 메워주어야 하는 그런 역할. 그렇게 내가 마주하는 대상이 다들 전문가들이라고 생각하다 보면,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 뭔가 되게 멀리 있는 존재같이 느껴질 때도 많다.


하지만 오늘 대화에서 또다른 걸 느꼈다. '프로덕트'를 잘 만들기 위해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결국 이걸 만드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사람은 다양한 감정과 정보와 이해가 섞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잘' 하려고 직무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이들과 인간 대 인간으로 좋은 관계를 이끌어가는 것도 결국 PM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새삼 크게 와닿았다. 리더만이 해야 하는 원온원이 아니다,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생각의 높이와 이해를 맞추기 위한 원온원. 구성원들에게 자주 대화도 요청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크게 들었다!


결국 많이 친해지고 이야기하고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조직 아래에서 또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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