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닝 Dec 08. 2020

어느 기획자의 포트폴리오 (2)

서비스기획 포트폴리오 쓰기 - (2) 본격적으로 내용 구성하기

지난번 문서에서는 내가 어떤 경력을 가지고 걸어왔는지 그 방향을 정리했다면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써볼 차례다.





#스토리라인 만들기


어떤 기획자로 포지셔닝할 것인가, 나만의 강점 찾기


내 주위 동료들을 한번 둘러보자.


옆자리 동료 A는 운영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서, 운영에 강점을 둔 기획자다. 사용자의 보이스를 수집하고 운영에 있어 중요한 것이 뭔지 알고 있다.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업무들을 주로 진행해왔고 거기에 더불어서 개편/개선업무까지 확장해나가고자 하는 커리어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맞은편 동료 B는 커머스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백단부터 프론트까지 커머스 커리어를 단단히 다져왔고, 온라인 오프라인 홈쇼핑까지 넘나들며 종횡무진한 경력이 있다. 소위 커머스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뒷자리 동료 C는 서비스 기획자이지만 마케팅 경력도 가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에 능하고, 다양한 마케팅 툴과 지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

사실 같은 팀에서 같은 서비스를 맡고 있는 동료들일지라도, 그들이 걸어온 길은 아마 다 다를 것이다. 똑같은 서비스 기획자여도 서비스 분야별로 혹은 기획 역량별로 사람마다 더 많은 성과를 내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같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그럼 나는 어떨까?

서비스기획자로서 쭉 업무를 하고 있지만, 데이터 기획 경험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검색 데이터나 학습 데이터, 혹은 서비스 품질 로직 등의 분석 경험이 있다. UX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UX 방법론과 사용자 조사 등을 통한 설계 경험도 가지고 있고, 신규 서비스의 준비부터 오픈, 오픈 이후 대응까지 경험한 경력도 있다. .. 등등 여러가지를 말해볼 수 있다.

그래서 나의 경력들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을지 이것저것 매칭해본다 (아래는 내가 아이데이션 했던 예시이고, 각자 방향에 맞게 정리해보면 된다)


1. 서비스기획자로서 앞으로도 쭉 커리어를 쌓고 싶다.

    → 서비스 기획자 포지션을 타겟으로 하자.

    (기능 중심의 서비스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콘텐츠 중심의 서비스로도 확장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2. 데이터 기획을 베이스로 한 로직 설계나 분석 등의 업무에도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 검색 기획이나 로직 설계 포지션으로도 어필해볼 수 있다.

3. UX 방법론 + 사용자 조사를 통한 설계 경험이 있다.

    → UX 전문가는 아니지만, 서비스를 기획할 때, 해당 역량을 꾸준히 길러왔음을 드러내자.

4. 신규 서비스의 준비부터 오픈, 오픈 이후 대응까지의 경험이 있다.

    → 서비스 기획뿐만 아니라 운영에 있어서도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는 사람임을 나타낼 수 있다.

5. 그 외 자잘하게 했던 경험들 : 이벤트 기획 (wt.마케팅 협업), 광고...등등에 대한 단발성 업무들이 있다.

    → 지원하는 포지션과 회사 방향성과 맞다면 해당 경험들도 같이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자.

 

나의 재료(?) 모음.  경력별 상세 진행 내용을 하나의 파일에 작성하고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큰 틀을 잡아나갔다.



내가 기획자로서 걸어온 길, 내가 잘 하는 부분, 앞으로의 나의 강점이 뭘까 정리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어떤 역량을 포트폴리오에 담아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자. 사실 위에서는 간단하게 적었지만 나 역시도 이 방향을 수립하는 데 위에서 계속 말한 '재료'를 준비하는 데 시간을 가장 많이 쏟았다.

지금까지의 경력과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월 단위/ 분기 단위로 쪼개어 적고, 개별 항목들을 다시 큰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하는 작업을 계속 거쳤다. 결국 그 정리본이 경력기술서가 되고, 포트폴리오의 큰 방향성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포트폴리오 문서화


1. 자기소개 (1-2page)

2. 프로젝트 선정 기준 잡기

3. 포트폴리오에 넣을 프로젝트 정하기

4. 프로젝트 세부 내용 구조 만들기



나만의 강점과 그것에 맞는 경력을 쭉 정리했으니, 지원하는 JD를 기준으로 어떤 구조로 배치할지 문서화하는 단계이다.


우선 여기서는 특정 JD를 타겟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IT서비스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자' 포지션을 뽑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를 타겟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가장 일반적인 버전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그 후에 JD에 따라 회사 성향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을 주어 제출하곤 하니, 하나의 디폴트 버전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1. 자기소개 (1-2page)

역시 빠질 수 없는 자기소개. 뻔한 것 같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순서이다. 포트폴리오 문서를 딱 받았을 때 첫장 다음에 경력부터 뜬금없이 나와있다면 너무 이상할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내 소개부터 하듯 포트폴리오도 비대면을 바탕으로 한 첫만남인 셈이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인지압축해서 1-2page정도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자유형식인지라 어떻게 구성할지 어떤 정보를 넣을지는 핀터레스트에서 검색하면 정말 많은 레이아웃과 샘플들을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실제로 내가 넣은 정보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전체 포맷, 정보들만 넣었고 세부 내용은 다 가렸다)



[ 들어가면 좋을 할 항목들 ]

- 이름 / 전화번호 / 메일주소

- 사진 : 실제로 보기 전이니까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사진으로 넣었다 (잘 나온 셀카 같은 거 말고)

- 학력 : 출신 고등학교 / 대학교 정보

- 경력 : 지금까지 근무했던 회사명/기간을 차례대로 기재했다


여기부터는 거의 개인의 선택인데, 나같은 경우에는 강점과 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스킬을 넣었다. 기획자라면 어느 툴을 써왔는지 새로운 툴을 마주했을 때 잘 적응하는지 등도 살펴보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스킬에 포함하여 넣었고 혹 수상 경력이나 자격증이 있을 경우에 같이 어필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 강점 : 나의 강점 3가지를 꼽아서 정리했다. 업무를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나의 장점이나, 업무 스타일 등을 참고하여 적었다.

- 기술 : 다룰 수 있는 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기재했다.  

- 이 외에 내가 넣고 싶은 나의 개인 정보들을 요약해서 넣으면 좋다.


결국 내 포트폴리오에서 주인공은 나 하나일 뿐, 둘이 될 순 없어 (...) 자기소개이므로 나를 마음껏, 단 간결히! 드러냈다.




2. 프로젝트 선정 기준 잡기

자기소개 끝. 그 다음엔 내가 쌓은 경력을 어떤 순서로 담아낼지 정리하는 시간이다.

앞에서 경력도 분석했고, 강점도 찾았으니 그것에 맞게 목차를 뽑아내야 한다. 이 목차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프로젝트들이 달라지므로 이 단계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의 강점과도 align이 맞으면서 포지셔닝하고 싶은 방향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당연히 순서&프로젝트별로 겹치지 않게 뽑아내야 함)


- 서비스 카테고리로 분류하기

커머스인지, AI인지, 클라우드인지, 검색인지, 커뮤니티 서비스인지, 콘텐츠 기반의 서비스인지, ... 서비스별로 카테고리를 나눌 수 있다


- 역할로 분류하기

커머스 중에서도 백엔드, 혹은 검색 중에서도 로직, 서비스 중에서도 프론트.. 이렇게 포지션 기준으로 나눠볼 수도 있다.

프론트 중심의 UX에 강한 사람이 있는 반면, 백엔드 그 중에서도 결제 로직에 강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추천 로직으로 커리어를 쌓아왔을 수도 있다. 데이터 분석을 기깔나게 할 수도 있고, 아예 더 나아가 사업/제휴쪽에 단단히 뿌리를 둔 사람일 수도 있다. 강점에 맞게 역할로 목차




3. 포트폴리오에 넣을 프로젝트 정하기

프로젝트 선정 기준을 정했으면 거기에 맞는 프로젝트를 뽑아내야 한다. 실제로 경험한 프로젝트가 10개, 30개, 50개 그 이상이라면 2에서 정한 목차 곧 선정 기준에 따라 1개에서 최대 2-3개만 뽑는다.


예를 들어서 서비스기획을 큰 카테고리로 잡았으면, 각 프로젝트 나름대로 기준에 맞게 뽑아주는 것이다

프로젝트 규모를 기준으로
- 규모가 엄청 커서 보여줄 게 많은 프로젝트이거나,
- 규모는 작아도 의미있는 프로젝트이거나, (남들이 안하거나, 내 커리어상 의미가 있거나 등등)

(나에게) 의미있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런칭하지 않았더라도)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아서 포트폴리오에 담아낼 수 있거나,
- 협업 주체가 많아 그에 대한 경력을 보여줄 수 있거나,

앞으로 커리어와 연관있는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 현재는 경험이 없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연관이 있거나,
- 아주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업무를 해봤거나

등등.. 앞에서 스토리라인/나의 강점으로 짠 부분과 연관지어 프로젝트를 뽑는 것이다. 굳이 많이 담지 않아도 된다. 하나만 선정했어도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으면 선정에 의의가 있다.




4. 프로젝트 세부 내용 구조 만들기

1편에서도 말했지만.. 기획안을 붙이는 것 NO, 단순 지표/성과만 나열하는 것 NO.

이해를 돕기 위해 보통 한 편의 프로젝트당 어느 내용을 위주로 구성했는지 아래 이미지로 간략히 담아보았다.

프로젝트 구성은 보통 이런 식으로 했다. (성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개 4-5장 내외)

1) 서비스 표지

프로젝트명 & 프로젝트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1-2줄)

프로젝트 기간과 역할/나의 참여율 혹은 기여도 명시

개인에 따라 디자인을 첨부해서 꾸미면 좋다


2)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 진행 배경, 문제의식 등을 담아낸다

무엇이 문제였고, 이 문제를 왜 해결해야 했는지

면접관 입장에서 회사나 프로젝트에 대한 배경이 0인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하면 이해할 수 있을지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 해결 과정

정의한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리서치 내용이나 벤치마킹한 내용을 담기도 하고

개선을 위해 알아본 과정을 프로젝트 성격에 맞게 구조화하여 담아내는 작업이다.

(이래서 포트폴리오를 또다른 기획이라고 하는 듯..) 앞단 스토리라인 작업을 탄탄히 했다면 이 단계에서 문서화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4) 개선 결과&화면

개선 결과에 대해 기재한다 : 정성적/정량적인 결과

꼭 TOBE화면이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 같이 정리해도 좋다



내 포트폴리오 일부. 협업 부서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를 선정했고, 그 과정을 드러내고 싶었다. 협업 부서와의 업무 진행과 더불어 기획자로서 어떻게 일했는지를 보여주고자 선정







사실 본 문서는 신입보다는 어느 정도의 프로젝트를 거쳐온 4-5년차 정도 되는 기획자들에게 더 맞을 수 있고 또 나의 개인적인 의견과 경험이 다수 들어가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적은 건 나 또한 포트폴리오에 대해 너무 막막했던 시절이 있었고, 포트폴리오의 특성상 자주 공개되는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늘 감춰진 영역에 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늘 생각하는 건, 내가 한 프로젝트의 양과 규모보다는 그 업무를 통해서 내가 무엇을 배웠고 어떤 역량을 가지는 사람으로 갖춰져 왔는가를 깨닫고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거다. 곧 그 모든 걸 담아내는 게 결국엔 하나의 문서인 것이고 ..  모든 기획자들 파이팅 :)!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기획자의 포트폴리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