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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Jan 18. 2021

플랫폼이 플랫폼다울 수 있도록

'플랫폼의 생각법 2.0'을 읽고

우리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면서


얼마 전 회사에서 프로덕트 로드맵을 논할 일이 있었다. 회사 전체의 사업 방향에 앞서 올 한 해 우리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의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TODO를 수립하기 위한 아이데이션 차원의 자리였다.

일전에는 서비스를 기획/운영하면서 겪었던 유저들의 불편함과 수많은 VOC, 그리고 그 가운데 알게 된 pain point.. 등을 근거 자료로 삼아 어떤 점이 부족하고 우리는 어떤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논지의 결론을 내렸을 테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우리의 프로덕트는 도대체 어떤 서비스인지 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선행했고, 이에 맞는 서비스가 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프레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고민의 줄기에 있어 이승훈 님의 '플랫폼의 생각법 2.0'은 나에게 교과서와 같은 가르침을 준 책이었다. 그리고 플랫폼과 나의 업을 큰 시야에서 볼 수 있게 해 준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된 느낌이라 정말 정말 추천하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배운 것과 앞으로 이 지식을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다짐하는 차원에서 정리해보고자 글을 쓰게 됐다.


* 본문의 출처는 모두 '플랫폼의 생각법 2.0(한스미디어/이승훈 저)'에 있고 개인적인 학습의 차원에서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인용/발췌하여 정리하였음을 밝힙니다.





"아 저는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어요."

- 그래서 '플랫폼'이 뭔데?

누군가 나에게 플랫폼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단 한마디로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부끄럽게도,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일백 번도 넘게 플랫폼이란 단어를 쓰면서도 그 정의에 대해서 말할 수 없었다. 늘 머뭇거렸던 것이 사실이다. 플랫폼은 하나의 서비스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만날 수 있게 이어주는 공간? 그런 서비스? 같은 막연한 개념만 가지고 플랫폼 서비스에 종사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다녔던 것이다..... 






플랫폼의 정의


1. 플랫폼에 대해 책에서 정의하는 말은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여기에서 '양면시장(two sided market)'이란 곧 플랫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요건으로, 말 그대로 하나만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아닌 양쪽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즉, 플랫폼에 참여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인 셈이기에, 플랫폼 자체는 운영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뿐 생산자나 소비자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2. 그렇다면 이 양면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는가는 플랫폼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요소이고, 이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플랫폼에 참여하는 구조에 기인한다. 




플랫폼에서의 교차 네트워크 효과


1. 플랫폼은 기존 단면 시장에서의 경쟁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플랫폼 하에서의 교차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경쟁의 결과가 독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고 

둘째,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경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2. 플랫폼을 플랫폼답게 해 주고 자생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교차 네트워크'이다. 교차 네트워크를 설명함에 앞서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개념 정의를 알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3. 네트워크 효과란, 네트워크가 커져감에 따라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참여자들의 가치가 커져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선 플랫폼이 성립되면 가능한 한 빨리 두 개 시장의 참여자 모두를 의미 있는 수준의 규모까지 성장시켜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공급자 수도 충분해야 하고 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 수도 충분해야 한다. 이렇게 공급자와 소비자가 균형을 이루며 성장하는 것을 플랫폼의 선순환 성장이라 부른다.


4. 이 성장에서 바로 교차 네트워크 효과의 개념이 생긴다.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많은 셀러가 모이고, 셀러가 많아지면 상품의 종류도 늘어나므로 이곳에 방문하는 사용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 고객이 많아지면 더 많은 셀러들이 모이게 되고.. 이처럼 두 개의 시장의 네트워크가 서로 지원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교차 네트워크라 한다.


공급자가 많은 곳에 소비자가 모이고, 소비자가 모인 곳에 또 공급자가 모이는 교차 네트워크 효과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도록 운영자는 서포트해야 한다 




플랫폼의 가치 및 수익구조


1. 플랫폼은 이익을 목적으로는 성립되기 힘들다. 플랫폼으로 성립되고, 치열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수익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게 어렵다. 다시 말해서 플랫폼의 역할과 이익을 동시에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들어내기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은 이익이 아닌 다른 가치를 추구해야 하고, 그 가치가 무엇이든 플랫폼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에 기인해야 한다.

2. 그래서 나타난 개념이 '수수료'이다. 플랫폼에서 플랫폼 운영자가 직접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게 되면 양 사이드의 고객들에게 환영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쪽 시장을 만나게 해 주고 그 중개에 대한 대가로 받는 수수료의 개념이 플랫폼상에서는 성립되었다. 하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뛰어넘는 플랫폼의 가치를 늘 주장하고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지식과 정보의 공유라는 가치를 내세우고 이 가치의 일면에서 광고라는 수익을 얻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에도 미디어로서의 가치를 지키고자 다양한 본질적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 일면으로 'sponsered'라는 광고를 받고 있다. 유통 플랫폼인 아마존의 경우 중간자 수수료를 취하고 있지만, 공급자를 위해서는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FBA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의 종류


1. 광장 플랫폼 :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 가장 개방된 플랫폼의 형태이기에, 플랫폼 운영자의 개입은 최소한으로 유지

- 성립 요소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개방을 통한 규모의 확보) &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운영원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 주요 수익모델은 광고. 플랫폼 특성상 엄청난 양의 트래픽을 가지고 있기에 기반이 됨

- 개방으로 인해 거의 독점에 가까운 플랫폼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이 때문에 다양한 side effect도 발생하여 -> 기업의 다양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고, 본질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

 예)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 구글의 프로젝트 룬 등 


2. 시장 플랫폼 : 아마존, 쿠팡, 우버, 에어비앤비, 배민...

- 거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 : 양면시장의 한 축은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다른 한쪽은 이를 소비하는 구조 

- 광장 플랫폼에 비해 대상과 타겟층이 좀 더 세분화, 구체화되어 있음

- 플랫폼 운영자의 통제는 좀 더 강해지고 참여나 간섭도 광장 플랫폼에 비해 크다. 이 이유는 금전이 오가는 공간에서 기인하는 신뢰의 확보로 인함이다.

- 신뢰 확보라는 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아마존이나 쿠팡의 경우 플랫폼에 '자체배송' 혹은 '고객 서비스 영역(아마존 프라임)'을 추가하여 신뢰의 정도를 높이고자 한다

- 주요 수익모델은 수수료. 그렇기에 수수료를 인정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판매 툴, 마케팅 도구, 간편 결제 등 수수료를 감수하고서라도 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부단히도 뛰고 있다. 


3. 인프라 플랫폼 : 앱스토어/구글 플레이 스토어, 클라우드 플랫폼

-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 핵심이 있다. 플랫폼에 참여하는 양면시장의 참여자들이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광장과 시장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 모바일 운영체계 (iOS, aOS)가 대표적이다. 특히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서 구글과 애플이 제공하는 운영체계와 그 안에서 또 다른 공급자와 생산자를 만들어내는 스토어라는 시장도 특징적이다. 

- 인프라 플랫폼의 경우 AWS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도 있는데, 이런 경우 공급자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특징도 있다.




그 외 각 서비스별 상세 사례 


1. 플랫폼에 대한 큰 개념을 서술함에 이어서 각 플랫폼의 분류(광장/시장/인프라)에 따라 세부 사례를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 이건 책을 직접 보고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읽기를 추천한다 :)  

- 구글 / 페이스북 / 유튜브

- 아마존 / 우버 / 에어비앤비 / 디디추싱 / 배달의 민족 

- 애플 / 안드로이드 / 마이크로소프트


2. 개념과 플랫폼의 성립 조건, 그리고 플랫폼이 성장하는 구조 등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하고 난 이후 실제 각 플랫폼들이 성장한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니 단계별로 쉽게 이해가 되었다. 게다가 서비스 하나를 겉핥기 하는 수준이 아니라.. 발전 과정과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하는 고품질의 지식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스스로 찾으려면 몇 년이 걸려도 수집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자료들을 책 한 권으로 뚝딱 해결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좋은데, 플랫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분의 정리와 설명이 곁들여져서 두고두고 곁에 두고 배우고 싶은 책이었다. 실제 업계 및 산업의 이해에도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세상에 있는 정말 많은 플랫폼으로서 크게 성장한 서비스들이 많다






읽고 나서


하나의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것은 결국에 플랫폼이 지원하는 양 사이드의 시장에서 활발한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함을 의미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플랫폼 운영자는 한쪽에 속해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니어 시절 한 채용 플랫폼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 채용 플랫폼이란 곧, 채용공고를 등록하는 기업과 그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지원자들을 위한 공간이었음에도 암암리에 나의 머릿속에는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 = 지원자'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었나 보다. 모든 기능과 서비스의 방향을 지원자 편의를 향상하고 지원자에게 치우친 쪽으로 생각하고 기획해 나갔었다. (그러다 롤백의 경험까지 겪고...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지했던가 싶다)


책을 읽으며 그때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플랫폼 서비스에서 일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무지했던가. 결국 하나의 플랫폼이 플랫폼으로서 역할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고 설사 그 둘의 가치가 상충된다 할지라도, 그 부분까지도 조율해나가며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이 결국 프로덕트 매니저인 우리 기획자들이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결국 우리 플랫폼이 플랫폼다워질 수 있도록, 스스로 자생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것 -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업무의 원동력을 또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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