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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Mar 11. 2021

기획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

생동감있는 서비스, 살아있는 기획을 하고 싶다

기획이란 뭘까? 서비스란 뭘까?

근본적 고민에서 시작해본다.

내가 늘 생각하던 기획의 정의는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고 현실화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란 떠다니는 존재다. 무형의 공기나 흐름같이 형체가 희미한 것일 수도 있고, 단편적인 조각이기도 하다.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고 연기처럼 금세 사라지는 애들도 있다. 드물지만 때로는 굉장히 구체적이고 뾰족한 것일 때도 있다. 어쨌건 아이디어는 명확하지 않은 형태에서 시작한다.




실현 가능하게 만들고


실현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은 단어 그대로의 말이다. 파편적이고 극히 일부에 불과한 아이디어를 어떻게하면 눈에 보이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모양새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싸움이다. 키워드 하나에 불과한 생각을 끝없이 확장하고, 또 거기서 정말 가능한 애들만 콕 집어 한데 모아야 한다. 100가지의 생각들이 무질서하게 뻗어있다면 그걸 ‘질서있게’ 만들기 위해 수없이 나눠보고 조합해보고 또 풀었다가 결합시키길 수백번 요구되는 작업들인 것이다. 이 가운데 모든 아이디어들이 체에 한번 걸러진다. 소위 가능과 불가능으로 나누어 마구마구 버려지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선 ‘우리 서비스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에대한 질문이 수없이 반복된다. 이걸 왜 해야 하지, 그러면 사용자들은 뭘 원하지, 어떻게 그걸 만족시켜 줄 수 있지, 등등.

그러기를 몇차례 반복하다 보면, 규모와 순서가 보인다. 꼭 해야 하는 것과 나중에 해도 되는 것에 대한 우선순위가 잡힌다. 그럼 그걸 조금 더 또렷한 형태로 다듬어 나간다. 소위 회사에서는 상위기획과 상세기획이라고 불리는 어떤 산출물들이다. 명확하게 보이는 형태로 틀을 잡아 나가는 것이다.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담은 채로.




현실화하는 것


현실화하기. 현실에 존재하는 모양으로 만들어가는 거다. 이 단계는 결코 혼자 해낼 수 없다. (아, 내가 곧 창작자라면 가능할 수도) 기획-디자인-개발-QA.. 수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실현 가능한 수준이 곧 현실화를 의미하는 것이 맞는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작에 접어들었다가도 막항 만드는 과정에서 바뀔 수도 뒤집어질 수도, 다시 아이디어부터 고르는 단계로 가야 할 수도 있다는 (하지만 믿고 싶지 않은)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변화를 더 너그럽게 수용할 수 있다.

만드는 사람이 나갈 수도 있다. 파업할 수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현실화할 멤버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어찌됐건 아무리 아이디어를 뾰족하게 만들고 실현 가능한 모양으로 다듬었더라도 실제 결과물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지 못했다면 그건 기획의 완전한 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셋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느냐라고 묻는담면 단연 이 마지막 단계를 꼽을 것이다. 이게 없으면 그저 생각일 뿐이다.



모든 단계는 빠르게, 유연하게, 능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게 곧 결국 기획자가 가져야 할 자질일지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을 잃어선 안 된다.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늘 공부하고 매의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 사용자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도대체 유저들은 왜 이런 일에 그렇게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지 하나하나 관심으로 지켜보는 일에 내 시간과 돈을 역으로 쏟아붓는 일도 마다하면 안 된다. 결국은 그게 돈을 버는 일일 거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만드는 것은 서비스가 아닌 그저 도구(tool) 하나를 만들어 제공하는 수준일 것이고(생각만 해도 너무 서글프다), 그 도구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서서히 잊혀져가는 처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늘 생동감있는 서비스, 살아있는 기획을 하고 싶다.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디어를 위해 끊임없는 인풋을 넣어야지 하는 욕심을 부린다. 우겨넣은 인풋이라도 이것들이 이어져 또다른 창조물을 내어주기를.. 기도하며 잠에 들어 본다. :)


고생해줘 나의 세포들! (출처: 유미의 세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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