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너의 마음을 알고 싶어
“아이의 ‘괜찮다’는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육아는 죽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하더니, 내 눈물 또한 죽기 전까지 마를 날이 없겠구나 싶은 순간을 마주했다.
며칠 전부터 새로운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 됐다며 평소보다 들떠 있는 아이였다. 이런 건 처음이라며 선물을 고민을 하는 모습이 꽤나 신중해 보였다. 자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당일 날 업무를 보던 중 아이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정식 초대를 받지 못해 못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점심을 먹으려는데 에어프라이어 작동법이 궁금해서 전화했다며 태연하게 묻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교우 관계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혹시 따돌림을 당하는 건 아닌지. "괜찮다"는 아이의 말이 내게는 전혀 괜찮게 들리지 않았다.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고 속사정이 간절히 알고 싶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참았던 눈물이 결국 터져 나오고 말았다. 생일인 친구의 엄마가 "모르는 아이니 초대하지 않았다, 오지 말라"라고 단호히 거절했다는 것이었다. 속상함을 넘어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멈추지 않는 내 울음소리에 오히려 아이가 나를 달랬다. 정말 괜찮다고, 상관없다고. 그 모습이 더 가슴 아팠다. 나는 그저 괜찮다는 아이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 속내까지 다 헤아릴 길은 없으니, 아이가 내뱉는 선의의 거짓말을 붙잡고 견디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을 마주할 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함부로 판단하기는 조심스럽다. 상식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의 호의를 단칼에 거절하는 그 엄마의 행동은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분노 유발'이었다.
내 아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오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나는 새로운 인연이 생겨 고맙다며 기쁘게 맞이했을 것이다. 아이 한 명 더 온다고 가계가 어려워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문전박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생일 파티는 안 해도 된다던 아이가 이번엔 나도 파티를 해도 되냐고 조심스레 묻는 마음이 쓰라렸다.
덤덤한 목소리 뒤로 숨겨진 서운함을 알아챘다.
나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남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도 내 아이의 일이라면 감정이 앞서곤 한다. 어쩌겠는가, 나는 울보이고 내 아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감정을 배우는 부모인 것을. 계절이 바뀌고 돌아올 내 아이의 생일 파티 명단에는, 아마도 그 친구의 이름이 제일 먼저 적힐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 다음 글로 다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