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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소하 Oct 27. 2024

0 — 광복

장편소설『 별이 그리 정했다 』


    해방은 어제였다. 칠성은 형무소의 가벼운 문을 밀고 나오는 네 사람을 내려다본다. 하늘 한가운데 떠 있었던 태양은 이제야 자리를 비켜 반대편으로 사라진 지 오래이다. 마지막으로 나온 진운은 천천히 닫히는 문을 굳이 돌아보지 않는다. 대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여름 특유의 눅눅한 공기가 목구멍까지 들어찬다. 2년 만에 마시는 바깥공기치고 썩 향긋하지는 않으나 정겹다. 그리웠던 온전한 자유의 향이다.

    앞서 걸어간 나머지 셋은 벌써 사라지고 없다. 진운과 함께 나왔으니 얼굴 모르는 동지들이었으리라. 진운은 속으로 수고가 많았소 하고 인사를 보낸다. 꿈꾸었던 것처럼 빛이 쏟아져 내려오는 감격스러운 순간은 아니지만 저 위의 눈부신 칠성만으로 되었다. 손가락으로 이으면 국자 모양이 되는 별들은 마지막으로 인사했던 때보다 곱절로 밝고 푸르다. 진운은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펴고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이제 모두를 찾으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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