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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Nov 01. 2019

복조리 백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죠

미닛뮤트 퐅백 (pott bag)

유독 올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던 가방 형태가 있다면 바로 '복조리백(버킷백)'일 것이다. 가방 입구에 달린 끈을 당기거나 풀어서 입구의 크기를 조절하는 가방들을 일컫는데 그 형태가 항아리, 양동이 등을 닮았다고 해서 복조리백 혹은 버킷백으로 불린다. 구찌나 샤넬, 셀린느 등 유명 브랜드에서도 이런 형태의 가방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내 눈에 가장 예뻐 보이는 복조리백은 바로 오늘 소개할 미닛뮤트의 퐅백(pott bag)이다.




디자인


사실 나는 복조리백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좁힌 입구를 고정하기 위해 가죽 매듭을 위로 조이는 방식은 가방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듯한 느낌 때문에 별로였고, 복조리 모양이라는 특성상 디자인에서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 어떤 가방이든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닛뮤트의 퐅백은 달랐다. 전형적인 여닫이 방식을 가져가지 않고 입구를 동여매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고 자석형 마감재를 사용해 입구를 단단히 고정했다.


항아리 라인을 위해 가죽을 조각내어 다시 이어붙인다고!


가죽 매듭을 위로 올리고 내리느냐, 입구를 모아 자석으로 고정해주냐의 단순한 차이일 수도 있지만 입구를 어느 정도 고정해주기 때문에 내용물에 따라 가방이 벌어지거나 하는 부분을 방지해줄 수 있어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편이다. 마감에 사용된 자석 부자재는 미닛뮤트의 m로고가 각인되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함께 선사하며, 가방을 열고 닫을 때마다 딸깍딸깍하는 재미있는 느낌도 덤으로 느낄 수 있다.


고급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미닛뮤트 m 로고


가죽과 컬러


퐅백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가죽이다. 이태리 엘도라도 제품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미닛뮤트의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도 매우 부드럽게 느껴지는 소재감이다. 예전 미닛뮤트 오피셜 인스타그램에서 퐅백을 소개하며 '촉촉하다'라고 표현했었는데 그 멘트가 꽤나 정확한 것 같다. 분명히 가죽이지만 마치 수분을 머금고 있는 듯한 느낌퐅백을 더 매고 싶게 만드는 포인트가 되어준다. 때문에 스크래치는 항상 조심조심!


퐅백의 촉촉-한 질감이 잘 느껴지는 사진


또 내가 소장하고 있는 퐅백은 비어브라운(beer brown) 컬러인데, 붉은빛이 도는 브라운 계열로 단정하면서도 빈티지한 느낌을 준다. 최초에는 다크 그레이, 아이보리, 베이지 등 가을에 어울리는 컬러 위주로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스카이 블루, 로즈 등 다양한 컬러를 추가로 제작하며 신선한 느낌을 줬던 가방이기도 하다. 그린, 브라운 등 가을 컬러를 애정 하는 나에게 비어브라운 컬러는 어디에 매치해도 룩을 완성시켜주는 효자 템이다.


수납


독특한 형태감의 가방이기에 수납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했으나 오히려 리무드백, 니터백 다음으로 좋은 수납력을 가진 녀석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닛뮤트의 많은 가방들이 작은 소지품이나 얇은 물건들을 소지하기에 좋은 형태를 가진 반면 퐅백은 입체감 있는 소지품들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으며, 버클을 열어 입구를 조절하면 작고 두툼한 책들도 3~4권이나 들어가는 사이즈로 매우 효율적이다. (운동복도 퐅백에 넣어 다닌 1인)


입구를  활짝 열면 완연한 버킷이 되어버립니다


아쉬운 점


항아리 형태의 퐅백은 소지품으로 가득가득 채우는 묘미가 있지만, 아무래도 형태가 입체감 있는 편이다 보니 맸을 때 툭 튀어나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끈을 짧게 해서 손에 들거나 숄더로 맸을 때는 안정감이 있는 편이지만, 크로스로 맸을 때는 팔에 걸리거나 하는 부분에서 사용감이 떨어짐을 느꼈다. 그리고 소지품이 많아 무게가 나가는 날에는 가방끈 버클이 스르르 풀려 가방끈이 툭 떨어지기도 해서 그 부분은 좀 아쉬움.


크로스보다는 숄더로 맸을 때 안정감이 느껴져요.


나에게 퐅백이란


다른 가방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내게 퐅백은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이 많이 담겨있는 가방이다. 뜬금없이 꽂혀서 마지막 남은 재고를 구하려고 부랴부랴 한남동 쇼룸으로 달려갔던 재미있는 기억도 있고, 구매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이태원 분위기와 참 좋았던 날씨도 이 가방을 보고 있으면 연상되는 기분 좋은 추억이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른 퐅백을 잘 아껴주면서 오래오래 함께 해야지!


커피콩과도 찰떡처럼 잘 어울리는 너란 아이, 퐅백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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