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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소한 Feb 26. 2019

장사를 할래, 브랜드를 할래?

Open MUJI <나도 카페나 해볼까> 강연회 참석 후기

두 번째 Open MUJI

Open MUJI는 무인양품(MUJI)에서 다양한 주제의 강연 혹은 체험활동을 중개하며 주최하는 비정기 행사이다. 관심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기꺼이 발품을 팔며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Open MUJI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면 왠만하면 참석을 하는 편이다. 작년 11월 '대한민국 빵의 역사'를 주제로 열렸던 Open MUJI에 이어 3개월 만에 '카페'를 주제로 열린 오늘의 행사에, 커피에 관심이 매우 많은 회사 동료와 함께 참석했다.


강연자는 한남동 모어댄레스(mtl)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카페가 왜 이렇게 많을까?

이번 행사의 주제가 <나도 카페나 해볼까>라고 해서 카페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일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카페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외국에 비해 커피 섭취량이 높은 나라도 아니라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이렇게 카페가 많은건지, 외국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꽤 흥미로웠다. 강연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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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거형태의 영향 : 카페에 적극적인 소비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밀레니엄 세대는 나이대 특성상 내 집을 마음대로 꾸미지 못하는 세대이므로, 공간에 대한 심미적 만족을 위하여 카페를 방문할 수 있다.

2) 사회 분위기 영향 : 공부를 많이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 그를 위한 장소로 카페를 방문할 수 있다.

3) 계절의 영향 : 사계절이 뚜렷하여 냉난방비 비용이 많은 문제가 있고, 바깥 활동도 많은 편이라 카페를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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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외국에는 몇 가지 안되는 카페 메뉴들이 우리나라는 왜 이리 다양한지도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각이 예민해 입맛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카페를 가면 주문을 하기보다 자리를 먼저 맡는 사람들의 행태도,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공간 그 자체에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아직 뽐내기 위한(show off)소비에 가까운 한국


본질을 잊지 마세요

위에 열거한 이유들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 카페를 창업하려는 예비 사장님들도 커피 맛 보다도 카페라는 공간 자체에만 신경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카페를 운영하며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는 강연자는 이런 태도가 많이 아쉽다고 밝히며, 커피라는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딩과 차별화(originality)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커피와 핫플레이스를 바탕으로 장사를 할 것인지, 하나의 브랜드로서 세상과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전자라면, 바로 근처에 또 다른 핫플레이스가 생겼을 때 내 카페는 의미를 잃을 수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게 남았던 부분이었다. 강연자도 본인의 카페가 대체불가한 공간이냐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mtl에서는 카페에 방문한 손님이 커피 뿐 아니라 음악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형 정기행사도 개최한다고 한다)


나만의 브랜드를 하나씩 만들어 보세요

 짤막했던 강연의 말미에 던져진 한 마디였다. 카페로 시작된 행사였고, 창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에 남겨진 키워드는 의외로 '브랜드'였다. 어떤 동네라도 한 블럭 두 블럭 지나가다보면 너무나 당연하게 즐비해있는 우리나라의 카페들. 카페를 시작하고 운영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나만의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결국 그것을 오래 유지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비단 카페가 아니라 세상 모든 일에 통하는 지점이 될 것이고, 여기서 브랜드의 힘도 나타나는 것이고!) 이번 강연을 통해서 내가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지, 내가 나눌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지에 대해 더욱 심도있게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생각의 발전과 실천은 매우 어려운 일이겠지만, 하나씩 차근차근히.


MUJI에서 제공된, 맛 좋았던 쿠키와 음료!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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