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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Sep 20. 2019

#5 Just do it 그냥 일단 하는 거죠

<시작의 기술> 게리 비숍


계획이 먼저 아닌가요?


p.136
당신은 당신의 생각이 아니다.
당신 머릿속에 있는 것이 당신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당신이 뭘 하는가'가 당신을 규정한다. 당신의 행동 말이다.


  생각 속의 나는 내가 아니다. 사람을 만나 인사하고 안부를 전하며 나의 일을 하고 퇴근하고 마치면 집안일을 하는 단순한 일상 속에 내가 있다. 행동하는 의식 속에 내가 있다. 생각 속의 나는 무너진 건물을 한 손으로 떠 받치며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내는 히어로다. 그러나 지금 진짜 나는 뒤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을 위해 내가 지나온 출입문을 붙잡고 있다. 이게 진짜 내 모습이다.


   사람들은 내가 스스로 정의한 '되고 싶은 나'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들과 나눴던 대화, 행동으로 기억한다. 상상이 때론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현실이 상상으로 되지 않는다. 그런 경우 흔히 망상이라고 한다. 나의 행동이나 말을 왜곡해 정 반대에 서있는 '나'를 인식하는 것 말이다. 아무튼 '지금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고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나'로 인식되어야 한다.


p.139
당신은 오늘이 최고의 날인 것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
그저 그런 것처럼 행동하면 된다.
..(중략)..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완벽한 기분이 되기를 기다린다면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


  완벽한 기분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 완벽주의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다. 날씨, 상황, 시간, 사람, 기분, 모든 것들이 딱 들어맞았을 때를 기다린다. 완벽주의자들은 완벽한 상황만을 기대한다. 알겠지만 촘촘하고 빈틈없는 계획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뛰기 전에 생각하기보다 생각하며 뛰는 게 더 성과가 좋다.


  이런 행동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대사로 확인했던 영화가 있다. 영화 <와일드카드>이다. 실제 형사들의 삶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해서 평판이 좋았다. 잠복 수사를 하는 선배 형사가 후배에게 말한다. 종종 나가서 무릎이라도 돌리고 오라고. 실제 범인이 나와서 뛰려면 오래 앉아있어 다리가 굳어 뛰지도 못한다고.


 


p.141
행동으로 인생이 바뀌는 것이지, 행동을 생각하는 것으로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실제로 당신이 당신의 행동과 긴밀하게 연결되면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행동 없는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행동이 생각을 바꾸는 과정


  흔히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충분히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우리 몸은 뇌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반대로 뇌를 바꾸는데 몸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런 면에서 행동은 생각을 바꾸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머릿속의 나는 20대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한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복에 운동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저녁에 근력운동을 하는 것. 행동하는 나는 아침에 늦게 일어났어도 일단 신발끈을 묶고 밖에 나간다. 몸에 나쁜 음식을 먹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후 식사의 양을 조절한다. 저녁에 피곤하여 귀찮음이 몰려올 때 일단 스포츠센터에 가서 트레드밀에 오른다.


  이렇게 행동이 계획과 조금 다를지라도 그 방향만 맞다면 운동하는 삶으로 바뀐다.



p.143
어느 행동이나 프로젝트에 의식적으로 몰입하게 되면, 내면의 수다는 점점 더 잦아든다.
..(중략)..
운동선수들은 이 순간을 '더 존(the zone)'이라고 부른다.
..(중략)..
당면한 행동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다면 결국에는 의식도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매번 그럴 때마다 당신은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감을 갖는 경험을 쌓는다.
이 모든 게 장기적으로는 당신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각이 곧 현실이 되기도 하지만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행동했을 때다. 행동하지 않는 생각은 그저 망상에 불과하다. 망상은 사고의 이상현상이다. 현실을 왜곡한다. 그러니까 일단 행동하고 보자.


p.145
이 모든 게 의미하는 것은 하나의 상황에 대한 당신의 반응이 전체 그림과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야 할 일이 불가능하다고 징징댈 때처럼 말이다.
당신의 뇌는 그런 생각을 따라가다가 결국은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p.145
행동을 가지고 생각에 반기를 들고, 내가 저항하는 상황에 나를 노출시키면, 뇌가 세상을 더 의식적으로 보게끔 훈련시킬 수 있다.
..(중략)..
다음번에 혹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경험하거나 느끼게 되면 즉시 다음 행동으로 옮겨가라.


  <우울할 땐 뇌과학>에서 우울한 감정이 찾아오면 부정적 감정의 하락 나선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유용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중 나에게 유용했던 방법은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스쿼트를 해도 좋고 푸쉬업을 해도 좋다. 불안은 쾌락을 보상받으면 안 된다. 유아기 시절 아이들이 자위를 하는 이유는 자의식이 생기면서 부모와 주변 관계로부터 오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사람은 불안하면 자기 몸을 만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자기 보호 본능이다.


  쾌락은 일시적인 행복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몸과 마음을 망친다. 특성상 더 큰 쾌락을 원하게 되고 수준 이상의 한계치를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몸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빠른 길을 찾지 말고 일단 행동하라.


p.149
당신의 마음은 늘 행동하지 않을 이유를 찾을 것이다.
..(중략)..
그래도 눈앞에 있는 것을 기초로 행동하라.


p.147
간단히 말해, 행동을 하게 되면 다른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무언가를 하느라 바쁘면 내면의 걱정과 부정적인 말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계속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p.148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해보길 바란다.


정리하며


  4개월, 아니 정확히는 5개월 전부터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달리기를 하고 싶었지만 내겐 너무 큰 목표이었나 보다. 그래서 방향을 바꾼 것이 하루를 쪼개서 총 만(10,000) 보 걷기였다. 처음엔 만보 채우는 게 너무 어려웠다. 운동의 결과보다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보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지만 평소 해오던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걸었다. 그러다 보니 기본 만보에 요즘엔 만 이천보까지 걷는다.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다 어느 날 호기심이 발동하여 내가 갈 수 있는 먼 거리를 생각하고 일단 밖으로 나갔다. 걷다 쉬다 생각하다 다시 쉬다 걷다를 반복하다 보니 12킬로를 걸었다. 하루 만보면 보통 5킬로 내외인데 정말 많이도 걸었다. 몸에 무리 가는 수준도 아니었다.


  이런 성과를 이룬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행동'에 있었다. 일단 신발끈을 묶고 나가는 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걷는 것. 시간이 많은 것도 한몫했지만 움직이는 삶에서 소소한 성취감을 채워갔다.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무거울 때면 일단 걷는다. 나중엔 뛸 수 있겠지. 그전에 먼저 움직이며 생각해보려고 한다. 걷는 나를 꾸준히 보아온 사람이 있다면 나를 '오늘도 걷는 친구'로 기억할 것이다. '생각 많은 친구'가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한다.

  

내가 12km를 걷다니..


3줄 요약


  - 감정은 잊어라, 행동하라.

  - 어떤 일에 집중하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 완벽한 기분이 완벽한 행동을 이어지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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