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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Sep 25. 2019

10년 이상 캐리비안 베이에 가지 못한 이유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레어

10년 동안 수영장에 못 갔는데 왜 그럴까? 기억나니? 아마 2000년 일거야. 캐리비안 베이에 처음 갔던 날. 그렇게 큰 수영장은 가본 적 없었잖아. 미처 수영복을 준비 못한 너네 5명은 급히 근처 샵에 가서 가장 싼 수영복과 수영모를 샀지. 아마 가게 점원이 여러 개 같이 사면 값을 깎아준다는 말에 혹 한 거 같아. 똑같은 옷을 입은 20대 청년 5명이 동시에 무리 지어 돌아다녔지. 우린 라이프 가드는 아니라고 몇 번을 사람들에게 말했는지 몰라. 그래. 재미있었어. 그 이후로 매년 오겠다 다짐을 했지. 몸을 좀 더 멋지게 만들고 말이야. 근데 그거 알아? 매년 다짐했건만 10년 이상 한 번도 가지 못했어. 마음은 준비되었는데, 몸이 준비 안 되었던 거지. 몸매 상관없이 수영장에 가도 되는데,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더 자존심 상해서 그럴지 몰라.


좋은 습관이 먼저일까? 아님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게 먼저일까? 현대 심리학의 대세는 '긍정 심리학'이야.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성격의 나쁜 점들을 좋게 끌어올리는 건 정말 어렵대. 근데 좋은 면을 부각하고 발달시키면 나쁜 면은 자연히 중간 이상은 하더라는 거야. 참고로 스티브 잡스는 x고집에 독선적이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였잖아? 이것들은 그의 안 좋은 면들인데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에 집중하다 보니 세기를 바꾼 역작 '스마트폰'을 탄생시켰잖아. 밖에서 보는 그의 단점이 오히려 그를 명성 있게 만든 좋은 케이 스지.


제목 참 잘 뽑은 책이야. 이 책은 변화에 목마른 사람들이 제목에 이끌려 쉽게 살 법한 책이야. 제목도 잘 뽑은 거 같아. 거창한 습관도 아니고 아주 작은 습관이래.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줄 알아? 보통 습관은 신호-열망-반응-보상 이렇게 네 단계로 이루어진대.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이 네 가지 단계를 거치면 자동화가 된다는 거야. 만일 네가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 먹었는데(평생), TV에서 당근 케이크를 먹는 장면이 나왔다고 하자. 너 당근 케이크 좋아하잖아? 신호가 온 거지. 지금 시간은 오후 7시이고 방금 저녁을 마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먹고 싶어 지겠지. 그걸 먹으면 너는 행복해질 거 같은 기분도 들 거야. 더욱 갈망하게 되지. 그러다 문을 박차고 근처 빵집에 가서 케이크를 주문하고 사 먹게 돼. 그리고 잠시 행복의 기분을 만끽한 거야. 즉 반응하고 보상을 받은 거지. 다음번에 또 케이크가 연상이 되는 신호가 오면 넌 이 행동을 반복할 거야. 만약 이 행동이 죄스럽게 느껴진다면 나쁜 습관이겠지. 왜냐하면 넌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케이크는 당분간 끊을 거라 스스로 다짐했으니까.


이 책은 단순한 4가지 법칙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주는 작은 습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먼저, 목표를 버리래. 우리라 목표를 세우는 순간 기대치가 높아지고 결과에만 집중하다 보면 의지라는 에너지가 너무 빨리 고갈된대. 그러면 비슷한 다른 목표를 달성할 에너지는 바닥이 나버린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거지. 그런데 시스템만 잘 갖춰져 있으면 어떤 목표든 쉽게 이룰 수 있지 않겠어? 이 시스템이 바로 '습관'이라는 거지. 사실 책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성공한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 목표는 같아. 근데 다른 점 하나는 그들은 시스템을 갖고 있고 우리는 그런 좋은 시스템(습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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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애덤스 Scott Adams의 표현에 따르면 목표는 우리가 얻어내고자 하는 결과이며, 시스템은 그 결과로 이끄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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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중략)..
목표는 방향을 설정하는 데 필요하며 시스템은 과정을 제대로 해나가는 데 필요하다.
그러나 목표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시스템을 고안하는 데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좋은 습관은 자존감도 올려준다고. 목표와 시스템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하는 사람이야' 식으로 선언하는 거야. 전에 현재 진행 선언형 문장으로 본인을 정의하면 행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시작의 기술> 게리 비숍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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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가 되는 것'이다.
목표는 '마라톤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습관은 정체성도 만들어준대. 우리의 정체성은 습관에서 나온다고 하네. 습관은 정체성을 만들고. 난 약속 시간 전의 여유로움이 좋아서 미리 장소에 나가 기다리곤 했는데, 누군가 보면 시간 참 잘 지키는 사람을 볼 수 있겠지. 이런 증거들이 쌓여가면서 나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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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침구를 정돈한다면 나는 체계적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61
그림 한 장 그렸다고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행위를 반복해나가면 증거가 쌓이고, 자아상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해. 자, 이제 나쁜 습관은 잊어버리고 좋은 습관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하나씩 읽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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