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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Oct 05. 2019

당신은 질문쟁이입니까?

<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사는 동안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생각과 의견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질문한다. 


"저건 뭐야?, 그건 왜 그래?"와 같은 단답형의 질문부터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와 같이 전문가가 필요한 대답 회피형 질문까지.

(아직 미혼이라 다행이다)


그들은 대화법의 대가다. 

내가 과거 철학자 소크라테스 시절에 태어났다면 그들로부터 진리를 깨우치지 않았을까?


질문이 많은 그들에 비해 나는 그렇지 않다.

분명 더 많이 배우고 키를 훌쩍 넘길 만큼 책도 읽었는데

언젠가부터 질문을 하지 않게 되었다. 


돈 드는 일도 아닌데

대답이 더 중요한 세월을 살다 보니 

호기심을 잃어버렸다.


요점도 잃어버렸다.

답이 없지만 답을 찾아가는 게 질문 아닐까?


누군가 질문하라 하면 눈치를 먼저 보게 된다.

그리곤 남들도 다 알고 있겠지 생각하곤

끝내 질문하지 않는다.


시답잖은 걸 질문하기에는 상황이 가볍지 않은 거 같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엔 그의 말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진 않다.


질문은 정말 어렵다.


이런저런 핑계로 삶의 나이테가 제법 두꺼워졌고

그렇게 질문으로부터 멀어졌다.

궁금증과 호기심보다 고민하는 삶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거라 착각했다.

눈의 생기 또한 잃어버렸다.


질문에 대해 이렇게 관대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정도 컸으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시들해지고,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이 지배한 탓일까?


삶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때론 명쾌한 답을 원하지만,

대부분의 질문들은 답을 기대할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 행복, 그리고 용서에 관해서는.


작가는 본인이 삶을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밤잠을 설치며 고민해왔던 문제들에 대해

자조적인 어투로 써 내려갔다.



<행복에 관하여>

행복은 순간순간 나타나는 것일까?


뉴스에 심심치 않게 어느 누가 봐도 부럽지 않을 

대기업 임원이 자살했다는 뉴스.


또는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삶이 후회로 가득 차 있음을 고백하는

장면을 종종 접하곤 한다.


누가 보더라도 잃을 거 없는 화려한 삶이고

많은 사람들의 삶의 목표가 된 그들인데. 


안타깝다.

많은 재산이 있고, 사회적으로 큰 명성을 얻고 있으면, 

행복해하며 살 것 같은데, 꼭 그렇지 않은 듯하다.


사회적으로 명성과 부를 누리고 있는 그들은 
사실 후회와 미련의 그림자를 발 뒤꿈치로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삶은 절대로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후회를 줄이며, 있는 그대로의 생을 끌어안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


다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존재하기에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Photo by Sharon McCutcheon on Unsplash


'행복은 영속적'이라는 오해를 거둬들이고,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니까.



용서에 관하여 : 6. 왜 '용서'만이 유일한 선택인가?


연인 간의 이별, 친구 간의 배신, 예견하지 못한 피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갑을이 형성되는 순간이다.


'받는'입장이 되면 철저하게 '을'이 되고,

이 순간 유일한 복수는 '용서'다. 


타인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망치는 원인이다.

작가는 말한다.
 "용서란 자기 안에 온갖 나쁜 기운을 밖으로 점차 보내는 일이다."
"철저히 혼자 이루어가야 하는 일이다"


어찌 보면 '용서'는 당연한 마음가짐인데, 

우리는 타인을 용서하기가 왜 그토록 힘들까?


바로 우리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용서하기보단 자기 자신이 겪은 현실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여러 변명들을 늘어놓는다.


그렇게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고 나면,

적어도 마음의 짐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자유로워진다.


최소한의 상처만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근데, 상처, 그거 별거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희미해진다.


용서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계속 기억하지 않으면 된다.



대답을 기대할 수 없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 질문들 


삶을 살다 보면, 하나의 문제를 풀면, 다른 문제가 나타나고,

때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가끔은 그냥 덮어두곤 하는데,

문제는 잊을만하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다시 찾아온다는 게 문제다.

 

우리는 정답이 없는 세상을 살고 있으며,

오히려 이런 역설이 삶이 풍성한 재료 거리로 넘쳐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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