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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Dec 12. 2016

관계에 이기적인 사람

지구별 연인이야기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바에서 반쯤남은 양주 한 병을 사이에 두고 

아쉬웠었던 지난 일들의 대화가 테이블 위로 오고 간다.


"난 너무 개인주의적인 것 같아."

"왜?"

"예전에 여자친구랑 산책을 갔는데, 별일 아닌 것 같고 싸웠던 일이 생각나네.

날씨도 선선했고, 하늘도 파랬고, 잎들도 무성해서 이래저래 완벽한 날이었어.

갑자기 그애가 걷다가 바닥에 도토리를 주워서 입에 무는거야.

난 순간, '더러우니까 그냥 버려' 여러 번 말했는데, 무시하고 나를 빤히 바라보는 거야.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거야' 그애가 그러더라구.

그러다가 몇 번의 말다툼이 오고갔고, 서로 토라졌었어. 

너무 나만 생각했나봐."


"이기적이네."

"뭐? 내가? 난 그저 더럽고 걱정되서 그런거라구"


"그런 상황에서는 '맛있어? 나도 먹어볼까?'이러면서 관심을 보였어야지.

너 생각만 하고, 니 말만 계속하고, 결국 관계가 망가졌잖아."


본인은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철저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본인이 힘들고 지치지만 남이 좋게 생각해주길 바라며 살아가는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있다.

둘 다 개인주의를 넘어 다른 사람과 지내는데 어리숙하고 나아가 희미한 그 관계마저 무너뜨려 버렸다면, 그건 이기주의적인 사람이다. 


타인의 말, 행동 그리고 생각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는게 '개인주의'와'이기주의'의 중간에서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를, 또는 그녀를 사랑한다하며 입술 위로 쓰는 것만이 안전한 징표가 될 수 없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그 무엇이 되었던 간에 본인을 덮고 있는 단단한 과거의 껍질을 깨야 한다.

껍질을 뚫고 나와야 세상이 보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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