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철 Sep 01. 2019

#5 미운 세 살, 혼낼까요?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아이들은 오늘도 경주마처럼 달린다


  요즘 음식점에 가면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의 매너를 부탁하고, 심지어 출입을 제한하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본다. 즐거운 식사 시간에 큰 소리를 내며 테이블 사이를 무한 질주하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얼굴이 찡그려진다. 특히 뜨거운 국물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들은 불판과 함께 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면 자칫 화상으로 이어지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노는 아이들은 계속 뛰어다니고 그들의 부모들은 식사에 열중이다. 하지 말라는 몇 번의 충고가 있긴 하나 무용지물이다. 곧 자리를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 따끔하게 혼내는 부모들을 목격하긴 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존재들이다. 항상 뛰어다닌다. 가까운 거리도 짧은 팔다리를 흔들며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다. 목소리도 크다. 1살가량 보이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웬만한 성인 목소리보다 크다. 웬만한 내 나이 때 성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맞고 자랐다. 어디 가나 폭력이 훈육의 일종이라며 때리는 게 정당화되던 시기였다. 교실과 태권도장, 심지어 집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시민의식이 높아지며 어린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훈육이라는 가면을 쓴 폭력이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 이후로 지나가는 어린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치면 안 되었다. 아이의 기를 죽이고 창조성 발달에 해가 될 수도 있고 혹시 그럴 경우 책임질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왔다. 일종의 관습법이 형성되려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가 잘못을 하면 혼내야 하는 이유는 아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부모는 자녀를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p.184
부모의 '자상한 무관심'으로 인해 아이가 규칙과 절제를 배우지 못하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어린아이 자신이다. 
p.213
부모에게는 현실 세계의 대리인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다'라는 것이다...(중략).. 또한 자녀를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야 할 의무가 있다.


  아이들은 모든 인간과 마찬가지로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존재다. 절대적으로 선한 존재는 없다. 우리는 사회화를 거치면서 악에 대해 학습한다고 생각하지만 악을 행하는 것은 일종의 본능이다. 침팬지 과학자로 유명한 '제인 구달'은 침팬지 무리 내에서도 살인이 벌어졌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나중에 발표하기도 했다.


p.184 악한 행동을 억제하고 선한 행동을 장려하는 데 사회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올바르게 성장할 수 없다.



우는 아이는 정말 슬픈 걸까?


  그러면 악을 본성으로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 사회화의 일환으로 혼내고 훈육이 필요한 걸까? 아이들은 친구와 어른의 관심을 간절히 바란다.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은 어떻게든 사람들의 애정을 차지하려 애쓴다. 허락과 양해도 없이 다짜고짜 어른의 무릎에 앉아 있고 싶어 한다.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은 언제나 주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 곁을 떠나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 그런 아이들이 제대로 된 사회화 과정, 즉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다소 매몰찬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우는 주된 이유는 정말 슬퍼서가 아니다. 분노 때문이다. 분노로 가득 찬 아이는 심지어 자해까지 하기도 한다. 


p.193 아이들은 늘 그렇게 행동한다. 그러면 부모는 겁을 먹는다. 아이를 울리면 마음에 상처를 입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이가 우는 가장 흔한 이유는 분노 때문이다...(중략).. 분노의 울음은 지배욕을 드러내는 행위다.



혼내면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성장하며 여러 교훈을 얻곤 한다.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에서 배우는 경우가 깨우침의 정도가 크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기억은 공포로 인한 방어 기제에 불과하다. 


p.198
불안은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나 불쾌한 장소를 피하게 한다. 애초에 고통이 생길 만한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상황 변화나 맥락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해야 한다. 


  훈육과 처벌 뒤엔 훈훈한 보상이 이어져야 만족이 일어나고 행위가 적절했다는 걸 보일 수 있다. 전기 심리학자 스키너는 보상은 바람직한 행위, 강화의 수단이고, 반대로 위협, 처벌은  나쁜 행위를 중단시키는 수단으로 쓰임을 알았다. 긍정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혼내는 원칙 네 가지


  그럼 어떻게 혼내야 할까? 조던 피터슨 교수는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오컴의 면도날과 영국의 관습법을 인용하여 최소의 규칙을 강조했다. 규칙이 많으면 지시하는 사람도 지시를 받는 사람도 혼란에 빠진다. 오컴의 면도날은 많은 가정과 긴 설명들은 오히려 진실에서 멀어진 거라 믿었다. 진실한 훈육을 위해서라면 가장 중요한 것들만 규칙으로 만들어야 한다. 영국이 법률 선진국임에도 당연히 있어야 할 문서화된 헌법이 없는 이유는 고유의 관습법 때문이다. 그들의 관습법은 오랜 시간 법률적인 상황을 거쳐오며  굳이 문서로 명시하지 않아도 되는 정수와도 같은 '개인의 권리'로 귀결 지어졌다. 최소한의 규칙만 남겨두자. 

  다음으로 최소의 힘을 사용하자. 힘들게 때리지 않아도 최소한 단호하게 '안돼'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매를 찾는 행위로도 가능하다. 만약 때려야 하는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행하되 최소한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 때리는 행위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이 점을 기억하자.


p.209
'때리기'가 물리적인 힘의 전 범위를 가리킨다면, 물방울과 원자 폭탄도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 규모에 대한 구분이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매락 역시 중요하다...(중략).. 규모와 맥락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진심으로 자식이 잘 되길 원한다면 부모 본인은 아이를 올바른 사회적 존재로 키워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쨌든 아이를 사랑하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집안은 물론 집 밖에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p.214
아이에게 바람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명하게 알려 주어야 한다...(중략).. 사회성 발달과 심리적 성숙이 최적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훈육과 처벌 원칙은 용서와 공정함의 바탕 위에 있어야 한다.



정리하며


  난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아 심지어 아이도 없다. 그럼에도 이 챕터에 시간을 들여 읽었다. 딩크족이라 하여 아이를 낳기보다 현재의 연인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는 아니다. 아이들은 본인의 거울이다. 그들의 어두운 면을 갖고 있다. 울고 떠들고 주변에 해를 끼치는 아이는 나중에 커서 사회에 나와도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어린 시절 울면 해결되는 일들이 사회에서는 안 먹히는 것이다. 한창 사회성이 발달할 시절 그런 사회의 정당하고 객관적인 면을 부모가 미리 알려주고 훈육과 처벌을 통해 학습했다면. 그 친구는 사회의 일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그런 존재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과거의 기억에 상당히 의존하며 살아간다. 과거의 좋은 경험 또는 안 좋은 경험이 현재의 본인의 성향을 결정하고 미래를 나아가는데 방향이 되어준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현재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가 그리는 세계에 살 수 없다. 분명 당신은 아이를 사랑한다. 그대의 어린 자식들을 사랑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혼내기보단 올바른 훈육과 처벌을 공부해 보는 건 어떨까. 

  아이를 길러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이라 할 수 도 있겠다. 물론 경험해 본 사람의 말은 경청해야 한다. 경험이 곧 실전이니까. 어떤 경험이든 겪어봐야 안 다는 생각은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쉽다. 실패로부터 메시지를 얻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따끔한 경험으로부터 올바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나조차 구분하지 못하면 부모와 아이는 곧 가시덤불을 헤쳐야 할지도 모른다.



3줄 요약


  - 아이가 울면 그것은 분노에 가깝다

  - 혼낸다고 아이의 무한한 창조력을 해치는 건 아니다

  - 부모는 아이를 훌륭한 사회적 존재로 키워내야 할 의무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4 진정한 비교 대상은 바로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