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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Sep 04. 2019

#9 왜 경청해야 하나요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기억 왜곡과 진정한 사고의 연관성


  심리치료의 기본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거다. 흔히 의사와 환자, 선생과 제자, 상사와 부하 이렇게 역할이 정해지면 대화는 상하 수직구조를 갖는다. 한쪽으로 분명 대화의 추가 기운다. 그렇다 보면 서로 지치며 금세 흥미를 잃는다. 조던 피터슨 교수는 그의 내담자와의 경험으로 경청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었다. 경청하기에 앞서 먼저 생각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p.344
말을 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안 그러면 길을 잃고 헤매다가 웅덩이에 빠진다. 생각한다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생각은 기억으로부터 비롯된다. 기억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깨달음인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조작이 가능하다.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은 과거에 발생한 나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p.341
당신이 과거에 나쁜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그 이유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그런 나쁜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억의 목적이다. 기억은 안 좋은 사건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걸 예방하는 도구다. 


  기억에 대한 올바른 개념이 잡히면 생각을 정리할 때다. 생각의 과정이 순조로우면 대화가 순순히 흘러간다. 그러면 왜 조던 피터슨은 교수는 대화 보단 생각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설명했을까? 대화는 생각의 교환이다. 좋은 물건을 받으려면 좋은 물건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한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p.345
진정한 사고는 복잡하고 까다롭다. 진실하게 생각하려면 명료하게 말하고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 진실하게 생각을 하는 도중 갈등이 개입하기 마련이다. 그 갈등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고의 과정은 두 개의 자아가 협상과 타협을 반복하는 난장토론의 장이다. 서로 주고받으며 한 개의 자아가 순순히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지속된다. 그는 ‘아바타’란 단어로 ‘자아’를 대신했다. 내적 갈등으로도 표현되는 사고의 과정은 싸움으로 인해 참으로 피곤하고 괴롭기까지 한다.  


p.345
생각하는 행위는 정서적으로도 괴롭고, 생리학적으로도 부담스럽다. 


  진정한 사고 없이는 말하기도 어렵고, 대화 과정에 있어서도 뚝뚝 잘려나간 영화 필름처럼 어색하다. 그런 대화가 지속되면 경청하기 어려워지고 시간과 감정 소모로 이어진다.   



남녀 간 대화에 오해가 생기는 이유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한다. 여자는 문제에 대한 현상과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원인이 나오려면 끝까지 들어야 한다. 아마 끝까지 들어도 원인은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럴 확률이 크다. 남자는 얼른 대안과 해결책을 알려준다. 여자는 그게 아니고 상황과 기분을 계속 이야기하지만 왠지 그가 내 말을 잘 듣고 있는 거 같지 않아 불쾌하다. 남자는 대화를 끝내려고 하는 오해가 생가고 그렇게 대화는 서로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버린다. 오히려 더 관계가 악화되었다.  


p.357
남성은 남성대로 불만이 있다. 남성의 특성상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여성도 그런 목적의 부탁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그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대부분 갈등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못 찾고 서로 빙글빙글 돌기만 하다가 대화가 끝나버린다. 참고로 위의 이야기는 내가 들은 이야기가 아니다. 난 아직 솔로다.  

  경청하는 사람은 군중을 대표한다. 잘 들으면 잘 말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있다. 프로이트는 내담자와 가급적이면 대면하지 않고 자유적으로 그의 기억을 꺼낼 수 있도록 철저히 공간과 시간을 분리한다. 그래야 기억에 대한 왜곡으로 현실이 잘못 반영되는 것을 막고 올바른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였다. 대단하다.  



중요한 경청의 기술


좋은 지식을 얻으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하나하나 좋은 기억을 끌어내고 그 기억으로 인한 사고의 과정이 자연스러우면 우리는 그의 경험과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경청에도 중요한 기술 몇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기술 한 가지는 상대의 말을 듣고 말할 때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하여 말해주고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부분 자기 말만 한다. 솔직히 다 이해하고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만 상대가 반응이 없으면, 혼자 말하는 듯한 생각이 들고 결국엔 입을 다물어 버린다. 힘들기 때문이다. 대화에는 체력이 소모된다.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하고 다시 들려주는 것. 정말 어렵다. 상대가 중요한 사람임을 알려주는 것은 나를 낮추는 게 아니다. 상대의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p.356 경청은 한 번에 한 사람만 발언하고 상대방은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 
p.357 대화를 나누는 동안 청자의 공감은 화자에게 당신은 중요한 사람이며 발언 내용 역시 ㅈ의 깊게 들을 가치가 있음을 들려준다.  



경청을 하는 진짜 이유    


  조던 피터슨 교수가 경청을 강조하는 진짜 이유는 말미에 나온다. 진정한 경청을 통해 지적 탐험을 위한 대화의 기본자세를 갖추라는 것이다. 삶은 혼돈과 질서의 가운데 있다. 내가 있는 곳은 질서와 혼돈의 경계에 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나의 지적 세계를 확장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경청하는 자세가 되어있으면 나의 목소리에도 잘 귀 기울일 수 있게 된다. 정말 중요한 말이다.  


p.361
경청하는 대화를 통해 모든 가면은 벗겨지고, 진실은 환히 밝혀진다. 그러니 당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그러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로이 얻은 지식이 합쳐져 지혜로 변할 것이다. 



정리하며 


  경청의 기술은 여러 처세술 관련 서적에도 나와있다. 세련된 기술들을 소개해준다.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흔히 잘 듣는 사람이 잘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조던 피터슨 교수는 이런 일반적인 관념을 배제한다. 또한 뼈는 없고 살만 가득한 정교한 기술들을 소개하지 않는다. 그가 줄곧 강조하는 것은 개인의 책임이다. 개인이 스스로 도덕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멀리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지 말고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완벽한 개인이 돼라 한다. 경청에 있어서도 잘 들어야 하는 이유와 사고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면 기억이 왜곡되고 현실과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한다. 사고의 과정이 자연스러워야 남들과 대화할 때도 잘 들을 수 있다. 이번 장의 핵심은 사고의 과정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갈등이 생기면 협상과 타협을 피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요즘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말만 한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 사고의 과정이 부자연스럽다.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 없는 말을 많이 한다. 군중이 반응을 안 하니 더욱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억지까지 부린다. 그들은 경청보다 맨 처음을 돌아가 자신이 편의에 의해 기억을 왜곡한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보라 하고 싶다. 


   

3줄 요약 


  - 대부분의 대화에 있어 문제는 기억에 대한 왜곡과 잘못된 사고이다. 

  - 잘 들으려면 말할 때 상대방의 말을 요약하고 다시 들려주어라 

  - 경청을 잘하면 내면의 목소리도 잘 들을 수 있다 



To be continued..

예정 다음 글 : <법칙 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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